[TF초점] '세포라' 상륙 D-6…국내 뷰티 편집숍 '고객잡기' 분주

세포라 국내 상륙으로 K-뷰티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사진은 17일 공사 중인 서울 강남구 삼성동 파르나스몰 세포라 1호점 모습. 우측 상단은 외국의 한 세포라 매장 외관. /한예주 기자

맞춤형 특화 매장 등 대응책 마련…세포라 vs 시코르 대전 예상

[더팩트|한예주 기자] 해외 유명 뷰티 편집숍인 '세포라(Sephora)'의 국내 상륙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국내 뷰티 편집숍들은 화장품 편집숍의 원조 격인 세포라의 등장에 저마다 고객 잡기에 분주한 모양새다.

국내 뷰티 편집숍들은 특히 맞춤형 특화 매장을 늘리고 K뷰티 경쟁력에 집중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계열사 통합 제휴 할인·적립, 등급별 VIP 서비스 등도 강화하며 각사마다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 글로벌 1위 뷰티숍 '세포라', 24일 강남 진출

18일 업계에 따르면 세포라는 지난달 초 한국 본사의 주요 인력 구성을 마무리하고 오는 24일 문을 여는 1호점의 인력·서비스 등을 점검하고 있다. 세포라 1호점은 서울 삼성동 파르나스에 547㎡(약 165평) 규모로 문을 연다. 오는 12월에는 서울 명동 롯데 영플라자 1층에 점포를 내며 명동 상권 공략에 나선다. 오는 2022년까지 점포를 14개까지 늘린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세포라는 세계 최대 명품업체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를 모회사로 둔 글로벌 1위 화장품 뷰티숍이다. 전 세계 34개국에 2600여 매장을 보유 중인 세포라는 한국 '코덕(코스메틱 덕후)'들에게 국내 진출 이전부터 큰 관심사였다.

세포라는 그동안 해외 직구에서만 찾아볼 수 있었던 자체 개발(PB) 컬렉션부터 독점 브랜드까지 차별화된 상품 구색을 갖춘 것으로 전해져 국내 뷰티 시장에 상당한 파급력이 예상된다.

세포라가 연간 전 세계 매장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은 약 40억 달러(약 4조7400억 원)에 달한다. 특히 미국 내 세포라 매출 규모는 엄청나다. LVMH 그룹이 미국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의 45%가 세포라에서 발생할 정도다.

세포라는 이미 지난달부터 국내 고객 유치를 위해 멤버십 서비스 '뷰티패스' 온라인 사전 가입을 받고 있다. 뷰티패스는 멤버십 하나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7개국 및 오세아니아(호주·뉴질랜드)의 세포라 매장에서 포인트를 적립하고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뜻한다.

◆ 정유경 '시코르', 세포라와 '전면전' 선포

세포라의 한국 진출로 직접적인 영향이 예상되는 브랜드는 시코르다.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주도한 시코르는 '한국의 세포라'를 표방한 브랜드다. 지난 2016년 대구에 첫 선을 보인 이후 젊은층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며 전국에 매장수가 24개까지 늘어났다.

시코르는 점포 확장으로 대응하고 나선 상태다. 지난달 30일 명동에 시코르 28호점을 열었다. 이는 오는 12월 세포라 명동점이 들어서는 곳과 매우 근접해 있다. 국내 핵심 상권인 명동에서 세포라의 진격을 막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30개까지 매장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한국판 세포라를 표방한 시코르는 세포라의 한국 진출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사진은 시코르 명동점 모습. /한예주 기자

K뷰티 브랜드와 체험형 서비스도 앞세웠다. 신세계는 시코르 내 약 50% 비중을 차지하는 K뷰티 브랜드를 중심으로 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시코르의 '셀프 바'를 업그레이드해 '스킨케어 바', '메이크업 바', '헤어 바' 등으로 카테고리화해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했다. 온라인 사업도 강화했다. 신세도의 온라인몰인 SSG닷컴에 '시코르 전문관' 탭(tab)을 열어 2500여 개 제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젊은 층을 겨냥한 KEB하나은행 제휴 카드를 통해 영(YOUNG) 고객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화장품 편집매장 시코르의 주 소비층인 2030을 대상으로 시코르 카드를 출시해 1년 만에 9만 명을 흡수했다. 시코르 카드 고객 중 20·30대 발급 비중은 이달 말 기준 79%에 달한다.

◆ 아리따움·올리브영 선제대응…업계 긴장감 고조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고객의 경험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춰 기존 아리따움 매장을 '아리따움 라이브' 매장으로 전환하고 있다. 아리따움 라이브 매장은 기존과 달리 다른 회사 화장품 제품도 입점한 편집매장으로 메이크업 시연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체험요소를 강화한 놀이터와 같은 매장으로 세포라의 한국 진출에 선제대응하겠다는 것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이 아리따움을 편집매장으로 전환하는 것은 긍정적 변화"라며 "올해 직영점을 중심으로 300개까지 매장을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최대 헬스앤뷰티(H&B) 스토어 올리브영도 세포라 상륙에 대비를 갖췄다. 우선 공식 온라인몰에 해외 유명 화장품 브랜드를 한데 모은 프리미엄관을 론칭했다. 직접적인 경쟁이 벌어질 강남 점포는 상권 특성에 맞춰 1층 매장을 색조 화장품 중심으로 꾸리는 등 변화를 줬다.

멤버십 제도를 대폭 개편했다. 총 3개로 운영되던 기존 멤버십 등급을 4개로 세분화하고 멤버십 명칭도 '올리브'로 바꿨다. 고객 구매 패턴에 따라 등급을 세분화해 혜택을 차별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또 기존에 분리했던 오프라인 멤버십과 온라인몰 멤버십을 통합해 혜택을 일원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포라 주 소비자층으로 예상되는 2030대 여성들은 해외여행과 직구 등으로 세포라 브랜드에 친숙하다"며 "이번 세포라의 국내 진출이 K뷰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클 것"이라고 말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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