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보툴리눔 톡신 최초 미국 이어 캐나다 출시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대웅제약의 자체개발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가 균주 출처 논란 속에서도 잇따라 해외 진출에 성공하는 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18일 대웅제약에 따르면 나보타의 해외 진출은 현재 순항 중이다. 올해 5월 미국에서 '주보(Jeuveau)'라는 제품명으로 출시된 데 이어 9월에는 '누시바(Nuceiva)'라는 이름으로 유럽에서도 최종 품목허가를 받았다. 또한 지난 16일(현지 시각 기준)에는 캐나다에 공식 출시됐다.
이에 따라 나보타는 미국에 이어 캐나다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또한 국내 제품으로는 미국과 유럽에 동시에 진출하는 '최초' 타이틀도 얻어냈다. 미국과 유럽은 전 세계 보툴리눔톡신 시장의 약 70%를 차지한다.
대웅제약의 나보타 영토 확장은 계속되고 있다. 이미 중남미 시장 등에 진입한 나보타는 떠오르는 제약 시장인 중국에서도 3상 임상시험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는 이러한 나보타의 행보에 대해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가기 위한 발돋움이라는 평가를 내놓으면서도, 메디톡스와의 난타전을 하루빨리 끊어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웅제약은 그동안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핵심 사업으로 나보타를 선택해 꾸준히 경쟁력을 높여 왔다.
실제로 지난 2014년 나보타를 출시한 후 나보타 전담조직인 '나보타사업부'를 구성하며, 해외 진출에 무게를 실었다. 특히 자체 역량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와의 협업을 지속했고 경기도 화성에 나보타 전용 생산공장을 마련해 FDA의 cGMP 승인을 이끌어냈다.
증권가 역시 나보타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웅제약이 나보타를 중심으로 내년 견조한 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배기달 연구원은 "내년 실적은 올해보다 3% 증가한 매출액 1조448억 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 증가한 569억 원으로 견조할 전망"이라며 "일반의약품 매출은 올해보다 7.6% 늘어난 1178억 원, 나보타 수출 규모는 50%가량 증가한 615억 원으로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기저효과 등으로 영업이익 증가 폭이 클 것"이라며 "나보타 수출도 확대가 예상된다며, 경쟁업체와의 소송이라는 불확실성만 제거된다면 이익 증가를 바탕으로 주가도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4년째 이어져 오는 메디톡스와의 균주 출처에 대한 진실 공방을 끝내야만 글로벌 의약품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봤다.
대웅제약과 메디톡스는 지난 2016년부터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으며, 현재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메디톡스는 2006년 보툴리눔 톡신 국산화에 성공해 메디톡신을 출시했고, 이후 대웅제약(2014년·나보타)도 자체적으로 보톡스 제품을 개발해 시판에 들어갔다. 이에 메디톡스는 대웅제약 나보타의 일부 염기서열 정보가 자사 제품과 동일, 대웅제약이 자신의 기술을 도용했다고 주장하며 대웅제약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균주 출처 논란 속에서도 대웅제약의 나보타는 잇따라 해외 진출에 성공하는 등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며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잠재적 수요자가 많아 앞으로의 성장이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메디톡스와의 나보타 균주 출처 진실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와의 법정 싸움에서 패소할 경우 해외 진출이 막히는 것은 물론,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된다. 대웅제약 나보타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메디톡스와의 논란을 해소해 위험 요소를 없애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ITC 재판부는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균주 출처 공방과 관련해 이르면 이달 말 재판을 시작할 계획이다. ITC는 오는 2020년 10월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js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