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한 달' 은성수 금융위원장 "사모펀드 소신 변화 중"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10일 취임 한 달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정책 추진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중구=이지선 기자

은 위원장 "현장 목소리 귀 기울일 것"

[더팩트|이지선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취임 한달을 맞아 기존 소신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 소회를 밝혔다. 은 위원장은 혁신과 포용, 안정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세심한 정책을 내놓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10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정부 서울청사에서 취임 한 달을 맞아 간담회를 열고 앞으로의 정책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은 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금융시장 불안은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지만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소재·부품·장비 기업 뿐 아니라 금융혁신, 포용 금융 관련 현장을 돌아보면서 세심한 맞춤형 정책수단이 제공돼야 한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은 위원장은 전반적인 정책 방향 뿐 아니라 각 현안에 대해서도 세심한 대답을 내놨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현안으로 꼽히는 해외 주요국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상품이나 사모펀드 관련 질의가 많았다.

은 위원장은 우선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사모펀드와 관련해서는 기존에 규제 완화나 자본 투자 시장 활성화를 추구했던 소신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위) 밖에 있을 때 보니까 자산운용이나 이런 부분까지 당국이 간섭을 하면 안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최근 악재가 반복되고 있어 소신만을 이어가다 보면 투자자 보호에 소홀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 입장이 바뀌고 있다고 보면 맞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관투자자의 입장으로서는 스스로 보호가 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사모펀드의 범위가 개인 투자자로까지 넓어진 만큼 입장이 서서히 변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원금 손실 사태를 불러온 해외 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F)과 관련해서도 본인의 의견을 내놨다. 은 위원장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위법에 대해서는 최고경영자 까지도 책임을 물을 수 있지만 아직 범위를 특졍할 수는 없다"며 "세상의 공짜 점심은 없다는 말처럼 투자자 책임 원칙도 고려를 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현재 당면한 과제인 DLF 피해구제 관련 입장이나 인터넷전문은행 추진 현황에 대해서도 소신이 담긴 의견을 내놨다. /더팩트 DB

은행들이 DLF를 무리하게 판매했던 정황에 대해서 비이자 수익을 강조했던 당국의 책임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원인을 특정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 같다"고 단정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사태가 발생하면서 전반적으로 문제를 살펴볼 기회가 생겼다고 생각하고 이를 극복하고 촘촘한 제도 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책임 공방에 대해서도 "은행권이나 금융위, 금감원이 서로 책임을 돌리는 것은 의미가 없고 금융시장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다만 아쉬운 점은 은행에서 불완전 판매가 발생한 점이나 전반적으로 공모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사모방식으로 판매돼 편법의 여지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한편으로 은행들은 기본적으로 예대마진이 기본 상업은행의 역할인 만큼 그에 충실하되 과거 외국계은행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경제성장과 함께 커갔던 것처럼 우리나라은행들도 발전 가능성이 있는 해외 국가에 진출에서 성장하는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이외에도 이날 인가 신청 접수가 시작된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은 위원장은 "컨설팅을 진행하는 상황에서는 냉랭한 분위기도 아니었고 과열된 분위기도 아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과열을 바라고 있다"라며 "이번 상황을 통해서 시장에서 얼마나 진출이 어렵다고 생각하는지 알수 있었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난 한달동안 금융권에 많은 이슈들이 나오고 있어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잘 듣고 소통을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 매 발언마다 신중해야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진심이 잘 전달되기를 바란다"며 간담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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