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前 미국 연준위 이사 영입…'제 살 깎기 경쟁' 해법 찾나

쿠팡이 전(前) 미국 연방준비위원회 이사를 이사회에 영입하며 적자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남윤호 기자

쿠팡 외부 인사 수혈, 적자구조 해결 기대감 'UP'

[더팩트|한예주 기자] 국내 e커머스 시장 점유율 1위 쿠팡이 거물급 인사를 영입, 체질 개선에 나서는 모양새다. 적자를 3조 규모까지 늘리며 매출을 높이는 '제 살 깎아먹기'식 경영에 기업의 지속가능성 우려가 꾸준히 나온 만큼 유례없던 이번 인사가 쿠팡에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유명 경제학자이자 금융 전문가인 케빈 워시 전(前) 미국 연방준비위원회 이사를 새 이사회 멤버로 합류했다.

워시 이사는 미 연준 이사회 이사로 조지 부시, 버락 오바마 행정부 등에서 경제 특사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연준 이사회의 운영, 인사 및 금융 성과를 관리 및 감독하는 행정 이사직을 비롯해 미국 대통령실 경제 정책 특별 보좌관 및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수석보좌관을 맡았다.

미국 정부에서 공직을 맡기 전에는 모건 스탠리 내 인수합병 부서 부사장 및 총괄임원으로서 공기업과 민간기업을 상대로 자문을 제공했으며 미국 대형 화물운송업체 UPS 이사회 이사직도 맡고 있다.

현재는 경제 및 금융 분야 전문가로서 미국 스탠포드대 후버연구소 석학이자 같은 대학 경영대학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케빈 워시 쿠팡 이사. /쿠팡

워시 이사의 선임은 국내 e커머스 업계에선 처음 있는 일이며, 국내 대기업 중에서도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인사다. 업계에서는 이번 영입이 해외사업 강화와 대규모 투자 유치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쿠팡은 국내 회사 중 대표적으로 적자폭이 큰 회사다. 지난해 4조4227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적자 1조970억 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8조원까지 매출이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상반기에만 6000억 원 가량의 적자를 내며 작년 적자 규모를 초과할 예정이다. 현재 누적 적자는 3조5000억 원이다.

이에 따라 쿠팡은 추가 투자 유치가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소프트뱅크로부터 받은 20억 달러(약 2조4000억 원)를 포함해 총 3조9586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지난해 조달한 자금은 내년쯤 소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소프트뱅크의 추가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이상 쿠팡의 경영이 지속될 지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수익성이 나빠지는 악순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쿠팡은 대대적으로 조직을 정비하며 적자 구조를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쿠팡은 고객의 삶을 이전보다 100배 더 낫게 만들고자 하는 미션을 갖고 있다"며 "쿠팡이 성장하고 혁신하면서 미션을 이루는데 워시 이사의 전문성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시 이사 역시 "쿠팡은 혁신의 최전방에 서 있는 기업"이라며 "쿠팡의 독창적인 창업자이자 CEO 김범석 대표가 그의 비전을 실현하는 과정을 돕고 싶다"고 강조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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