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국감] '앙꼬 없는 찐빵' 복지위…전자담배 유해성 논란 해소 '역부족'

4일 김정후(왼쪽) KT&G NGP 개발실장과 우재준 쥴랩스코리아 상무가 오후 국회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국회=정소양 기자

김정후 KT&G NGP 개발실장·우재준 쥴랩스코리아 상무 증인 출석

[더팩트ㅣ국회=정소양 기자] 액상형 전자담배의 유해성과 관련한 업체의 구체적인 입장과 향후 대응 방안 등이 핵심 사안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었던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는 말 그대로 '앙꼬 없는 찐빵'이었다. 유해성과 관련한 구체적인 회사 입장도, 향후 대응 방안도 들을 수 없어, 해당 논란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4일 오후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우재준 쥴랩스코리아 상무와 김정후 KT&G NGP개발실장은 김명연 자유한국당 의원으로부터 전자담배 유해성에 대해 질의를 받았다.

이날 김명연 의원은 보건복지부가 액상형 전자담배에서 카르보닐화합물류 21종, 에탄올 등 휘발성유기화합물 13종 등이 새롭게 발견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는 공주대 연구를 통해 새로운 유해 물질을 인지했지만 이후 전자담배의 유해성에 대한 후속 연구를 중단했다.

김명연 의원은 "보건당국이 유해성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아무런 후속 연구와 대처가 없었다는 것은 직무유기"라며 "미국보다 먼저 선제 대응을 할 수 있던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김명연 의원은 우재준 쥴랩스코리아 상무를 향해 "미국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문제가 되고 있는 액상형 전자담배로 인한 폐질환 의심환자가 800명이 넘자 쥴랩스의 대표가 사퇴했고, 중국에서는 이틀 만에 업체 자체적으로 판매를 중단했다"면서 "국내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만을 고수하는 것은 우리나라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에 우재준 상무는 "회사 CEO가 사퇴한 것은 정확히 이번 상황과 관련된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김명연 의원이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과 관련해 질의하고 있다. /정소양 기자

이어 김명연 의원은 김정후 KT&G 실장에게 "릴 베이퍼 출시 당시 안전성 검사를 했는지", "문제가 없다고 확신하나"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김정후 실장은 "안정성 검사의 경우 자체적으로 실시했다"면서 "전자담배도 담배의 일종이라 생각한다. 제조사 입장에서 유해하다, 덜유해하다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다만 현재 정부에서 조사 중인 것으로 안다. 향후 정부의 방침이 수립되면 성실하게 따르겠다"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국감에 대해 '맹탕'으로 끝났다고 지적했다. 담배 제조 회사들의 구체적 입장도, 향후 대응도 들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증인으로 참석한 우재준 상무와 김정후 실장은 4시간 이상을 기다렸지만, 답변을 한 시간은 3분도 되지 않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은 최근 계속해서 불거진 만큼 이에 대한 질문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막상 기존 언론에 나왔던 답변 외에 진전된 답변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명연 의원은 보건복지부에 현재 조사 중인 액상형 전자담배와 관련해 검사 대상 확대를 요구했다.

김명연 의원은 "현재 쥴랩스코리아 제품에 대한 검사만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 원료가 다르다는 등 유사한 제품들이 조사 대상에서 누락될 경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철저히 검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으며,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검사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액상형 전자담배는 유해성 논란에 휘말린 상태다. 미국에서 중증 폐질환 환자가 805명이 발생했고, 이중 사망 사례가 13건이나 됐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는 이들이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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