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갈등·자본적정성 제고 해결 남아
[더팩트ㅣ지예은 기자]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이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무사히 통과하며 새 주인을 확정 지었다. 다만 이번 매각에 있어서 두 금융회사가 풀어 나가야 할 숙제는 아직 남아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2일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고 롯데카드와 롯데손보의 인수주체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JKL파트너스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 안건을 승인했다.
이번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해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과 JKL파트너스는 각각 롯데카드와 롯데손보의 새 주인으로서 자격을 얻게 됐다. 이후 두 사모펀드는 주식 양도·양수 계약 및 매각 대금 결제 등 남은 매각 절차를 오는 11일 전까지 속도 있게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롯데그룹은 지난 2017년 10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롯데카드와 롯데손보에 대한 매각을 추진해 왔다. 일반 지주사 산하에 금융업 또는 보험업을 영위하는 회사의 주식을 소유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롯데그룹은 롯데카드 보유 지분 79.83%를 MBK컨소시엄에 총 1조3800억 원에 매각했다. 다만 잔여 지분 20%는 보유하면서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또 롯데손보 지분 58.49% 중에 53.49%를 JKL파트너스에 3734억 원에 매각했다. 호텔롯데를 통해 지분 5%는 보유한다.
MBK컨소시엄과 JKL파트너스는 남은 매각 절차를 마무리하면서 주주총회를 열고 새로운 사내·외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이처럼 매각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나 여전히 롯데카드와 롯데손보는 노사갈등과 자본적정성 등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롯데카드 노동조합은 최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에 가입해 '고용보장'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이에 지난 9월 초부터 롯데카드 본사 앞에서 점심시간 동안 피켓시위도 펼치고 있다. 사측에서 '고용보장 5년'을 약속했으나 이와 관련된 합의서를 작성하지 않아 고용불안 우려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더불어 사측에서 언급한 매각 대금의 1%대 수준인 위로보상금(약 190억 원)보다 높은 4~5%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롯데카드 노조 관계자는 "노사간 협의한 결과(4~5% 수준)를 최대한 반영해 위로금을 산정할 것이라고 했으나, 너무도 터무니없는 수준이다"고 지적했다.
롯데손보의 경우 최근 금융당국의 퇴직연금 규제 강화로 지급여력(RBC) 비율이 크게 하락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롯데손보의 RBC 비율은 141%로, 3개월 전(163%)과 비교해 22%p 떨어지면서 손보사 중에 두 번째로 낮은 상황이다. 여기에 시장점유율도 3%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이에 JKL파트너스는 책임경영과 자본적정성 제고를 위해 375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이달 내 마무리할 방침이다.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RBC 비율은 190%를 넘어설 전망이다. 또 오는 10일 주주총회를 통해 롯데손보 인수를 주도한 최원진 JKL파트너스 전무를 롯데손보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