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정부, 일괄된 가이드라인 없어…회수 기한 맞추기 어려울 듯" 토로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보건당국이 위궤양 치료제로 많이 처방되는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을 잠정 판매 중지한 가운데 제약사들이 해당 의약품을 본격적으로 회수하고 나섰다. 다만, 해당 의약품 회수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제약사들이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지난 26일 국내 유통 '라니티딘 성분 원료의약품'을 수거 검사한 결과, NDMA(발암물질)가 잠정 관리기준을 초과해 제조 수입 등 판매를 중지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GSK, 대웅제약, 일동제약 등은 라니티딘제제 의약품 회수에 나섰다. 이들은 라니티딘제제 의약품 회수 공문을 병·의원, 약국, 의약품유통업체에게 보냈다. 이들 제약사는 차이는 있지만 라니티딘제제 의약품을 회수하고 거래 의약품유통업체를 통해 해당 제품, 제조번호, 반품량 자료를 받을 계획이다.
GSK는 의약품 유통업체에 공문을 보내 잔탁주 및 잔탁정150mg을 자진 회수한다. GSK는 국내에 공급된 모든 잔탁 제품이 자체 회수 대상임을 알리며 회수 대상 제품의 사용을 즉시 중지해달라고 요청했다.
대웅제약도 '알비스정, 알비스D정 판매 중지 관련 안내' 공문을 발송했으며, 이번 사태를 알리고 제품 공급이 중단되며 해당 제품 회수·폐기 등 조치를 신속히 취하겠다고 밝혔다.
일동제약 역시 △큐란정75mg △큐란정150mg △큐란정300mg △큐란주사50mg △큐란주사100mg △라니원정 △더블원정 등 구체적인 회수 품목을 밝히고 각 품목의 모든 포장단위의 사용기한이 2022년 9월 30일 이전인 모든 제품에 대한 회수가 예정됐다고 유통업체에 알렸다. 일동제약은 이번 회수 계획에 대해 "회수 대상 제품 반품은 일반 반품프로세스와 동일하게 진행하면 된다"며 "회수확인서에 회수 수량 기재, 확인 날인을 해 제품과 함께 반품해달라"고 안내했다.
이외에도 씨제이헬스케어, 제일약품, 오스코리아, 오스틴제약, 한국글로벌제약, 한국로슈, 한국베링거인겔하임 등도 구체적인 반품 절차 공문을 발송한 상태다.
그러나 제약사들의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식약처의 회수 관련 가이드라인이 없기 때문이다.
대규모 회수조치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제약사 입장에서는 업무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위해등급 2등급인 만큼 30일 이내에 회수를 완료해야 하지만 사실상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제약사들은 지난 26일 회수 절차에 대한 개선이나 기간 연장 등에 대해 요청했으나, 식약처는 기존 절차를 유지하고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 부분을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 품목만 회수한다고 해도 상당히 까다로운데 현재 종류도 여러 가지일 뿐만 아니라 양도 많다"며 "지난 주말에도 나와 일을 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달 초까지 회수 계획서를 식약처(지방식약청)에 제출해야 되는데 제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각 지방청을 통해 회수를 진행하게 되는 데 일괄적인 지침이 없으면 담당자마다 해석이 다를 수 있다"며 "제약사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앞으로는 이러한 사태에 대한 식약처의 통일된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js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