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LG전자, '8K TV' 아니라고 스스로 인정한 꼴"

[더팩트 | 서재근 기자] '8K TV' 기술을 둘러싼 LG전자와 삼성전자 간 공방전이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화질 선명도(CM)를 두고 선공에 나선 LG전자를 향해 이번에는 삼성전자가 8K 영상 재생 기능을 전면에 내세우며 역공에 나섰다.

25일 삼성전자는 입장문을 통해 "삼성전자 8K TV는 업계 표준 코덱 (HEVC) 을 충족시키는 모든 동영상을 별도의 외부장치 없이 재생할 수 있다"며 "유튜브의 경우 별도의 8K 코덱을 사용하고 있으며 유튜브와 호환 코덱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측이 '별도의 외부장치'를 강조한 것은 이날 LG전자가 자사 8K TV 구매 고객에게 8K 영상 재생 기능 지원을 위한 장치인 '업그레이더'를 연내 무상 제공한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LG전자는 이날 자료를 내고 "무상 제공하는 업그레이더를 연결하면, HEVC는 물론 유튜브의 8K 동영상 재생규격인 'AV1' 또는 'VP9'로 제작한 영상을 유튜브 사이트에서 바로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TV에 탑재된 HDMI 2.1 포트에 8K 영상이 저장된 외부기기를 연결해 재생하는 방식이다. LG전자는 내년에 출시하는 8K TV 신제품에 주요 8K 영상재생 기능을 내장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앞서 지난 17일 삼성전자가 8K 기술 설명회에서 LG전자의 8K TV가 HEVC 코덱이 적용된 8K 영상을 제대로 재생하지 못한다고 지적하자 일주일여 만에 반격에 나선 것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LG전자가 자사 제품이 8K TV가 아님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8K 영상이 재생되지 않는 것이 알려지자 뒤늦게 별도의 외부장치를 연내에 제공하겠다는 대안을 제시했지만,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볼 때 '현재 판매하고 있는 LG전자의 제품이 8K TV가 아니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경쟁사들의 8K 시장 참여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환영하지만, 건강한 8K 생태계 발전을 위해서는 관련 업체들이 한자리에 모여 표준을 확립하고 최적의 8K 환경을 제공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양측 간 신경전이 '비방전' 양상으로 확산하자 업계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기업 브랜드 및 제품 이미지 실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8K TV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끝없는 '헐뜯기'가 결국에는 글로벌 경쟁사들에게 호재가 될 수 있다"며 "깎아내리기식 비방전이 국내 업체가 확보한 8K 기술력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다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이나 일본 업체들에게 수혜가 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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