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누리꾼들 "담뱃세 인상 명목 만들기" 주장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미국에 이어 한국 정부도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규제에 나서자 흡연자들 사이에서 혼란이 생기고 있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간편한 흡연 방식과 불쾌한 냄새를 풍기지 않는 장점을 내세워 국내에서 빠르게 퍼져가고 있다. 쥴, 릴 베이퍼 외에도 죠즈C, 플룸테크 등 후발주자들도 속속 가세하고 있다.
특히, 액상형 전자담배는 올해 5월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한 지 한 달 만에 610만 팟을 판매하며 인기를 입증했다. 액상형을 포함한 전체 전자담배 시장은 올 상반기 기준 1억9360만 갑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4.2% 증가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20일 국민건강증진정책심의위원회 금연정책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자제를 권고했다. 최근 미국에서 전자담배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중증 폐질환 환자들의 사례가 급증하자 조치를 취한 것이다. 최근 미국질병통제센터(CDC)는 전자담배를 이용해 액상 니코틴을 기체 형태로 복용하는 '베이핑'과 연관된 폐질환 환자가 530명 발생했으며 이 중 8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의 경우 뉴욕주, 미시간 주 등 전자담배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한편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도 전자담배 판매 중단을 선언했다.
일반담배보다 전자담배에 대해 더욱 심하게 제재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누리꾼들은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인터넷 카페 등에는 "냉장실에 있는 액상 다버렸다"(poom****), "액상만 15만 원어치 샀는데...어떡하냐"( jooj****), "인도에서 왜 전자담배 금지했는지 이유를 알 것 같다"(lghm****), "정부는 판매 중지 시켜라. 젊은이들도 엄청 피운다. 국민의 건강, 아니 생명을 빼앗아가는 전자담배 판매를 중지시켜라."(cshc****)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롭다는 담배 회사의 주장을 믿고 전자담배를 택했다가 낭패를 봤다는 것이다.
반면, 일반 담배보다 해롭다는 과학적 근거가 없음에도 액상 전자담배만 제재하는데 의구심을 품는 누리꾼들도 있었다.
누리꾼들은 "일반 담배가 더 해로울 텐데, 왜 이렇게 전자담배만 심하게..."(dj101****),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더 해로운가"(ekq9****), "국민 건강을 위한다는 명목이라면 일반담배도 판매금지 시켜야하는 것 아닌가"(udnsl****) 등의 댓글을 달았다.
정부의 전자담배에 대한 세금 인상 명분을 만들기 위한 '작업'이라는 댓글 반응도 많았다.
한 누리꾼은 "나라에서 연초담배도 파는데 맨날 전자담배 유해성은 엄청나게 홍보한다"(w995****)고 댓글을 달았다. 이외에도 "10년 전부터 있던 전자담배가 왜 쥴 출시 후 건강에 이상 생겼단 보도가 수두룩할까?궁금하다"(ggoy****), "담뱃세 덜 걷히니 이제 전자담배에 손을 대네"(oran****), "몇일 전자담배 기사 계속 나오더니 결론은 세금인상"(blas****) 등 전자담배 유해성을 세금 인상과 결부 시켜 보는 누리꾼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실제로 정부는 액상형 전자담배 세율 조정도 검토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23일 "담배 종류 간 세율의 객관적 비교 기준 마련을 위해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 간 공동으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라면서 "12월 완료 예정인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과세 형평성이 문제 될 경우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신종 액상형 전자담배 세율 조정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정부가 세금 인상 카드를 고려함에 따라 담배 업체들도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 만약 세금이 인상될 경우 제품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확정된 것이 없지만,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재부 결정이 나온 후 가격 조정 등 대응책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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