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톡스·리프레쉬 콘셉트로 매장 개편…"새로운 게 없다" 지적도
[더팩트|이민주 기자] 롯데의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롭스가 서울 강남에 리프레쉬 스토어 1호점을 오픈했다. 고객들에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리프레쉬'와 '디톡스'를 롭스만의 아이덴티티로 삼고 이를 적용한 첫 매장을 연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와 업계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다른 H&B 스토어 콘셉트와의 차별성을 확보했다는 홍보와 달리 색다른 것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롭스는 지난 18일 기존 롭스 강남점 매장을 리뉴얼한 '롭스 리프레쉬 스토어'를 오픈했다. 롭스를 운영하는 롯데쇼핑에 따르면 이 매장 규모는 657.1㎡(198평)으로 롭스 매장 평균 면적(167㎡)에 비해 4배 이상 크다.
롭스 측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시장 내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롭스만의 아이덴티티를 만들었으며 강남점을 시작으로 신규 및 리뉴얼 매장에 '리프레쉬'와 '디톡스'라는 컨셉을 적용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로드숍 화장품 매장도 뷰티편집숍 형태로 바뀌고 있고 뷰티편집숍 세포라까지 국내에 들어온다고 하는 상황이지만 국내 H&B 스토어는 이렇다할 특징들이 없이 비슷하다"며 "롭스의 아이덴티티를 정하고 다른 H&B스토어와 차별화된 색깔을 보여주기 위해 테스트베드로 여겨지는 강남점을 리뉴얼하게 됐다"고 말했다.
롭스는 '디톡스' 콘셉트를 구현하기 위해 매장 내에 디톡스 마켓과 카페를 만들었으며, '리프레쉬'를 위해서는 '감성 충전 쉼터' 등을 꾸몄다. 화장품을 넘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곳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식기, 화장지 등의 리빙 브랜드도 입점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한 상황이다. 19일 방문한 '롭스 리프레쉬 스토어' 매장에서는 롭스만의 색깔을 내기 위해 수 개월에 걸쳐 리뉴얼을 준비했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평범하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실제 이 매장은 다른 롭스 매장들에 비해 넓었지만 그 외 진열대 구성이나 판매되는 품목들은 기존 H&B 스토어나 롭스 매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디톡스 콘셉트의 카페지만 디톡스 시그니처 음료, 유기농 음료, 건강차는 판매하지 않고 있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향후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라며 디톡으 시그니처 음료의 경우 내달 선보일 예정"이라고 했다.
이 날 매장에서 만난 한 고객은 이 매장이 리뉴얼된 매장인지도 모르고 있었다. 직장인 정모 씨에 방문 목적을 묻자 "지나가다 들렀다"며 "리뉴얼 소식을 듣고 온 것은 아니다. 매장이 넓다고 생각했다. 다른 건 별로 다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리프레쉬를 위해 마련했다는 '감성 충전 쉼터'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됐다. '휴대폰 충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쉼터지만 실제로는 고객이 충전기를 가져와 콘센트에 꼽아 활용하는 형태로 운영 중이었다. 한 고객은 "충전 서비스를 제공한다기에 그냥 오면 되는 줄 알았다. 직원에 문의하니 충전기를 가져와서 충전해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업계도 그닥 새로울 것이 없다는 평가를 내렸다. H&B 업계 한 관계자는 "롭스의 컨셉을 모르겠다. 일종의 플래그십 스토어 개념으로 오픈한 것 같은데 리프레쉬 스토어를 강남에 오픈했다는 소식은 접했으나 기존 매장과 뭐가 달라졌는지 모르겠더라"며 "강남 지역이 유동인구가 많고 방문객도 많은 지역이다 보니 이에 대응해 매장 규모를 키운 것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롭스의 시도가 엄청 새로운 형태는 아니다. 보통은 매장을 내거나 리뉴얼 할 때 상권의 특성에 맞게 조금씩 차이점을 두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롭스는 H&B 스토어 업계에서 3위 자리에 위치하고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올리브영이 독보적인 1위이며, 2위는 GS리테일이 운영하는 '랄라블라'다. 올리브영의 지난해 매출은 1조6594억 원이며 매장 수는 1100여 개다. 랄라블라의 지난해 매출은 1728억 원이며 매장 수는 168개다. 롭스는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에 124개의 매장을 갖고 있으며 매출은 공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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