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 CAR] '큰 것들의 전성시대' 팰리세이드·모하비·트래버스 '3車3色'

기아차는 지난 5일 플래그십 대형 SUV 모하비의 상품성 개선 모델 모하비 더 마스터를 출시했다. /서재근 기자

'큰 놈' '실용적인 놈' '센 놈' 대형SUV, 당신의 선택은?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성시대다.

쌍용자동차의 '티볼리'의 독주가 이어지던 소형 SUV 시장에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 '베뉴', 기아자동차(이하 기아차)의 '셀토스'가 가세, '작은 것들'의 경쟁에 불을 지핀 데 이어 이번에는 현대차의 '팰리세이드'의 독주에 기아차 '모하비 더 마스터', 쉐보레 '트래버스'가 도전장을 내밀면서 '큰 것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넉넉한 실내공간과 강력한 동력 성능을 갖춘 패밀리 SUV 구매를 계획하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완성차 업체들의 잇따른 신차 발표 소식은 반가운 일일 수밖에 없을 터. 이미 흥행 잭팟을 터뜨린 현대차의 '팰리세이드'에 이어 국내 대형 SUV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쉐보레 '트래버스', 국내 대형 SUV의 원조 격인 기아차 '모하비'의 상품성 개선 모델 '모하비 더 마스터'의 특징을 살펴봤다.

현대차의 팰리세이드의 독주가 이어지던 국내 대형 SUV 시장에 기아차 모하비 더 마스터, 쉐로베 트래버스가 가세하면서 올해 하반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자료=각 사 제공

◆ '모하비 더 마스터' 정통 SUV 스타일을 갈망하는 당신에게 추천합니다

"정통 SUV, 강하고 거친 느낌이 필요해."

최근 대형 SUV 구매를 고려 중인 지인이 건넨 말이다. 자동차 디자인에 관한 부분은 주관적인 해석에 따라 그 평가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만약 당신이 긴 전장 대비 전고를 낮춘 '날렵한' 이미지를 강조한 디자인보다 거친 노면을 거침없이 내달릴 것만 같은 정통 SUV 느낌에 더 높은 점수를 주는 스타일이라면 '모하비 더 마스터'는 꽤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모하비'는 대형 SUV 시장에서 '대선배' 격인 상징적인 모델이긴 하지만, 최근 몸집을 불린 신차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크기 면에서는 눈에 띄지 않는다. 실제로 '모하비 더 마스터'의 제원을 살펴보면, 전장은 4930mm로 경쟁 모델(팰리세이드 4980mm, 트래버스 5200mm) 가운데 제일 짧다. 전폭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실물을 봤을 때 느껴지는 웅장한 이미지는 '모하비 더 마스터'가 단연 돋보인다. 여기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전고가 한몫을 차지한다. '모하비 더 마스터'의 차체 높이는 1790mm로 팰리세이드(1750mm)와 트래버스(1785mm)보다 더 높다. 미세한 차이에서 오는 첫인상 차이는 꽤 크다.

첨단 안전, 편의 사양이 추가된 것 역시 눈여겨 볼만하다.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큰 변화가 없었던 만큼 '사골 차'라는 불편한 수식어까지 따라다녔던 '모하비'지만, 이번 상품성 개선 모델을 통해 완전한 변신을 꾀하는 데 성공했다. 퀼팅 나파가죽 시트, 최근 현대기아차의 트렌드를 고스란히 이은 12.3인치 대형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l)과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차로 유지 보조(LFA), 차로 이탈방지 보조(LKA) 등 비로소 최상위 모델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2019년 9월 10일 자 <[TF CAR] 모하비 더 마스터, '벌벌 떨면서(?)' 타봤습니다> 기사 내용 참조)

쉐보레 트래버스는 전장 5200mm, 전폭 2000mm, 전고 1785mm로 경쟁사 동급 모델 가운데 가장 큰 차체 크기를 갖췄다. /쉐보레 제공

◆ '대형'이면 진짜 커야지! 넉넉한 실내를 원한다면 '트래버스'

넉넉한 실내 공간을 원한다면 가까운 쉐보레 매장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트래버스'는 전장 5200mm, 전폭 2000mm, 전고 1785mm로 동급 최고 수준의 차체 크기를 갖췄다. 국내 승용차 가운데 가장 긴 차체 길이를 자랑하는 현대차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의 플래그십 세단 'G90'(5205mm)와 비교해도 5mm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특히, 국내에서 판매되는 2열 독립식 캡틴 시트가 장착된 7인승 모델이다. 2열의 넉넉한 공간은 기본, 3열 시트의 레그룸이 동급 최고 수준인 850mm에 달한다. 최근 경쟁사에서 '1인 라이프' 콘셉트를 앞세워 출시한 소형 SUV의 2열과 비교해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트렁크 용량은 기본 651ℓ에 3열 시트를 접으면 1636ℓ, 2열과 3열을 모두 접을 때 최대 2780ℓ까지 늘어난다.

또한 스위처블 AWD 기술을 통해 주행 과정에서 운전자가 필요에 따라 전륜과 사륜구동 모드를 상시 전환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물론 진흙, 모래 등 오프로드 환경에서 지면의 상황을 스스로 감지해 최적의 주행 환경을 제공하는 '통합 오프로드 모드', 무거운 트레일러나 카라반 등을 견인할 때 사용하는 '토우홀 모드' 등은 SUV 본연의 정체성을 잘 드러낸다.

아울러 쉐보레는 '트래버스'에 견인 때 필요한 히든 순정 트레일러 히치 리시버와 커넥터를 기본 사양으로 포함해 별도의 차량 개조 없이 최대 2.2t 트레일러나 카라반을 체결해 운행할 수 있도록 했다. 4인 이상의 가족 구성원이 공간의 부족함을 전혀 느끼지 않고, 편안하게 캠핑을 비롯한 야외 레저활동을 즐길 수 있을 만큼의 구성이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다. 최근 국내 완성차 업계가 중형급 이상 모델에 적용하는 최첨단 편의사양과 비교했을 후방 디스플레이 룸미러 등 일부 기능은 편의성이나 성능 면에서 다소 섬세함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반자율주행 기능의 부재 역시 아쉬움으로 남는다.

현대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는 첨단 안전·편의사양을 고루 갖췄음에도 경쟁 모델 대비 상대적으로 싼 몸값을 책정, 가성비 면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 제공

◆ '잘 팔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가성비 내세운 '팰리세이드'

"현대차 사장도 반년에 달하는 대기 시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현대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를 두고 영업맨들 사이에서 우스개 소리처럼 나오는 얘기다. 경쟁 모델 가운데 가장 먼저 데뷔 무대를 가졌지만, 지금까지도 6개월에 달하는 인고(?)의 시간을 버텨야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다.

흥행 잭팟을 터뜨렸다는 방증이기도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는 '팰리세이드'의 가장 큰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팰리세이드'의 흥행 비결을 꼽자면 단연 '가성비'다. 차량의 가격을 살펴보면, 2.2 디젤 모델의 경우 3.5%의 개별소비세를 적용했을 때 3622만 원부터 4177만 원, 3.8 가솔린 모델은 3475만~4030만 원이다. 이는 경쟁 모델과 비교해도 가장 싼 가격대인 것은 물론 자사 중형 SUV '싼타페'와 비교하더라도 큰 차이가 없다. 2.2 디젤 기준으로 최고급 사양은 '팰리세이드'가 되려 더 싸다.

물론 엔진 성능 부분에서는 '모하비 더 마스터'와 '트래버스'가 우위에 있다. 그러나 전장 4980mm, 전폭 1975mm, 전고 1750mm의 차체 크기에 성인 여성이 앉았을 때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만큼의 3열 공간, 경쟁 모델과 비교해도 모자람 없는 첨단 안전·편의사양을 고루 갖췄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성비 측면에서는 확실히 경쟁력이 있다. 실제로 운전자가 방향 지시등을 켜면 후측방 영상이 계기판 가운데 클러스터에 표시되는 '후측방 카메라(BVM)' 기능의 경우 몸값이 더 비싼 '모하비 더 마스터'에는 없지만, '팰리세이드'에는 적용됐다. (2018년 12월 16일 자 <[TF CAR] 가성비 '끝판왕' 현대차 '팰리세이드' 이유 있는 흥행(영상)> 기사 내용 참조)

만약 당신이 새 차를 기다리는 수개월의 시간을 지루함이 아닌 설렘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나와 가족을 위한 대형 SUV 리스트에 '팰리세이드'를 넣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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