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로 참여 '막판 고심'…업계 "미래에셋·현산 참여 유력"
[더팩트ㅣ지예은 기자] 미래에셋대우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참여를 확정한다면 한동안 시들했던 이번 인수전 판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HDC현대산업개발과 맞손을 잡을지 여부도 주목되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이날 오후 2시 마감되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예비입찰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직접 인수 주체가 아닌 재무적투자자(FI)로서 아시아나항공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원칙에 따라 직접 항공사를 인수하지 못한다. 이에 신용도와 자금력을 갖춘 우량한 전략적투자자(SI)와 손잡고 인수전에 뛰어드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미래에셋대우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기 위해 컨소시엄 구성을 조율 중인 파트너로는 GS그룹과 HDC현대산업개발 등이 거론되고 있다. 시장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가 HDC현대산업개발과 손잡고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앞서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 고위관계자와 접촉해 인수전 참여 의사를 밝혔다"면서 "(미래에셋대우가) HDC현대산업개발을 SI로 예비입찰에 참여하는 방안을 최종 검토 중이나 거의 유력하다"고 밝혔다.
초대형 투자은행(IB) 미래에셋대우가 최근 지주사 전환으로 재무적 여력이 제한된 HDC현대산업개발에게 투자의 손을 내민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015년부터 호텔신라와 손잡고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다면 사업 시너지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가 먼저 FI로 나서며 인수전에 참여하자고 제안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다만 아직 예비입찰에 들어갈지 여부는 최종 결정하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은 지난 7월 25일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매각한다고 공고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868만8063주(31.05%)와 제3자배정 유상증자 신주를 인수자가 모두 매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서는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구주) 31.05%(2일 종가 기준 약 3900억 원)와, 경영정상화를 위해 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발행하는 신주 1조 원어치를 매입해야 한다. 여기에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부산 등 자회사와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합쳐 아시아나항공 매각 가격은 2조 원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금호산업은 투자자들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받아 예비입찰을 거쳐 오는 11월쯤 본입찰을 진행해 우선협상대상자를 결정할 전망이다. 현재까지 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에 참여 의사를 공식화한 곳은 애경그룹과 한진칼 2대 주주인 KCGI(강성부 펀드)뿐이다.
이번 인수전에 미래에셋대우와 HDC현대산업개발이 언급된 데에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예상치 못한 그림'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신규 투자에 대해 매우 보수적인 것으로 유명한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 검토 소식은 의외"라면서 "최종적으로 예비입찰에 참여할 경우 미래에셋대우와의 매각 구조, 매각 참여 금액, 향후 운영전략에 대한 회사의 충분한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