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원금 손실' DLF, 만 90세 이상 고객에게도 팔았다

29일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공받은 하나은행·우리은행의 DLF 판매 현황에 따르면 만 80세 이상의 초고령층에도 많은 상품이 판매됐다. /더팩트 DB

김병욱 의원 "만 70세 이상 고객 판매 잔액 1761억 원…전체 23% 넘어"

[더팩트|이지선 기자]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가 발생한 해외 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증권 및 파생결합펀드(DLS. DLF)를 만 90세 이상 초고령자에게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연령층이 많은 만큼 파생결합증권 판매 당시 고려해야하는 적정성에 위배된다는 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공받은 하나은행·우리은행의 금리구조화 상품 연령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만 70세 이상 고령자가 보유한 DLF 잔액이 1761억 원으로 전체 가입 잔액의 23%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가입자 중에서 만 70세 이상의 고령 가입자 수는 655명으로 가입자 5명 중 1명은 고령자다. 연령대별로 보면 만 90세 이사의 초고령 가입자는 13명으로 이중 11명이 하나은행 고객이다. 만 80세 이상 90세 미만 고객은 202명, 만 70세 이상 만 80세 미만 고객이 440명이었다.

DLF 잔액을 살펴보면 만 90세 이상이 26억 원, 만 80세 이상 90세 미만 고객이 815억 원, 만 70세 이상 80세 미만의 고객 보유 잔액이 920억 원이다. 만 70세 이상 고령자 440명이 보유한 총 잔액은 1761억 원으로 전체 개인고객 잔액의 28%를 넘는다. 고령자의 평균 가입 금액도 1인당 2억 7000만 원에 달한다.

고령층에 대한 판매가 많았던 만큼 불완전 판매에 대한 의혹 소지가 더 커졌다. 금융상품의 불완전 판매 여부를 결정할 때는 부당한 권유를 지켰는지, 적합한 상품을 팔았는지, 적정한 고객에게 판매했는지에 대해 검토한다. 그중에서 이런 위험성이 높은 파생상품 펀드의 경우에는 만 65세 이상인 고객에게 판매할 때는 더 꼼꼼하게 적정성을 살펴야 한다.

김병욱 의원은 "문제가 된 DLF는 최고 위험인 1등급 수준의 파생결합형 전문 사모펀드인데 만 70세 이상 고령자가 상당수인 만큼 소비자가 상품을 제대로 이해한 상태에서 가입했는지 의문"이라며 "특히 만 80세 이상 초고령자 가입자가 215명에 달하는 만큼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불완전판매 여부를 밝혀 피해자에게 보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와 더불어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해 사모펀드를 판매하는 경우에는 일반투자자에게도 투자설명서를 교부하고 위반시 처벌을 강화하는 등 사전·사후 강력한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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