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성 특례 2호' 올리패스, 식어버린 바이오株 투심 살릴까

바이오 신약 연구 개발업체 올리패스가 성장성 특례상장 2호 기업으로 다음 달 20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계획이다. /올리패스 제공

내달 20일 코스닥 입성…IPO 흥행 여부 '주목'

[더팩트ㅣ지예은 기자] 바이오 신약 연구 개발업체 올리패스가 셀리버리에 이어 '성장성 특례상장 2호 기업'으로 다음 달 코스닥시장 입성을 준비 중이다. 최근 바이오 업종에 악재가 지속되면서 주가가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가운데 올리패스의 기업공개(IPO) 흥행이 침체된 바이오기업에 대한 투자심리를 회복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올리패스는 오는 30일과 내달 2일 양일간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5~6일 공모청약을 실시한다. 같은 달 20일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3만7000~4만5000원으로 총 공모 주식수는 80만주다. 이에 따른 총 공모금액은 296억~360억 원이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와 키움증권이 맡았다.

지난 2006년 인공유전자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설립된 올리패스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올리패스 인공유전자 플랫폼(OPNA)' 기술을 활용해 RNA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RNA는 단백질 합성과 유전자 조절을 관여하는 올리고핵산으로 몸 속 세포의 유전정보 전령 역할을 하며 DNA가 단백질 합성을 조절하게 만든다.

RNA 치료제는 이런 RNA 구조를 바꿔 질병에 관여하는 단백질 생성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올리패스의 OPNA는 기존의 PNA와는 달리 세포 투과성이 우수하고 유전자 결합력이 강한 특성을 갖고 있다는 게 회사 측에 설명이다. 이러한 기술력은 이미 장외시장에서 인정받고 있으며 다국적제약사 BMS(브리스톨마이어스퀴브)와 기술수출 계약도 맺었다.

최근에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바이오텍 기업과 특정 희귀질환에 관한 OPNA 기술이전 계약과 함께 공동 개발도 하기로 했다. 이 같은 성공모델을 바탕으로 꾸준히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협약 및 치료제 공동 개발을 확대하고 자체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행 역시 공고히 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재 OPNA 기반 비마약성 진통제의 유럽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올리패스는 이번 상장을 통해 다양한 질병에 대응할 수 있는 연구 파이프라인을 완성하고 글로벌 신약개발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한다. /올리패스 제공

올리패스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 계약에 따른 선수금을 지급받고 이후 제품 판매 시 경상기술료 등을 수수하게 된다"면서 "자사 플랫폼(OPNA) 기술을 통해 비마약성 진통제와 고지혈증 치료제, 고형암 항암제 등 다양한 질병에 대응할 수 있는 연구 파이프라인도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리패스의 매출액은 지난 2016년 1552만 원, 2017년 10억1450만 원, 2018년 3808만 원, 올해 상반기에는 1억2639만 원을 기록했다.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지 않고 연구개발 비용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영업손실은 지속 발생하고 있다. 2016년 영업손실은 105억 원, 2017년 105억 원, 2018년 146억 원, 올해 상반기 77억 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비마약성 진통제의 조기 기술 이전 성공으로 재무성장성 개선을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상장을 통한 공모 자금을 파이프라인 임상 비용에 투자하며 매출 성장세를 본격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미래에셋대우와 키움증권에 따르면 올리패스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2억2300만 원, 내년에는 241억 원이다.

정신 올리패스 대표는 "글로벌 빅파마와의 기술 협약 확대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동시에 OPNA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얻고, 장기적으로는 자체 개발 신약을 완성해 글로벌 신약개발기업으로 성장하겠다"며 "이번 상장을 회사의 위상을 제고와 OPNA를 활용한 파이프라인 완성을 위한 디딤돌로 삼겠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한편 코오롱티슈진 상장폐지 위기과 신라젠 쇼크 등 바이오기업 대형 악재가 연달아 터지면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제약·바이오 업종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며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되지는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올리패스가 현 상황에 IPO에 나서는 것은 상장 주관사의 흥행 확신 자신감으로도 볼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코오롱티슈진과 신라젠의 연이은 악재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올리패스가 기업공개(IPO) 흥행 성공과 더불어 바이오주(株) 투자자들의 마음도 움직일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더팩트 DB

올리패스는 성장성 특례상장을 시도하고 있다. 성장성 특례상장은 기본요건(자기자본 10억 원 이상, 기준 시가총액 90억 원 이상 등)이 충족되면 상장 주관사의 추천을 통해 IPO에 나설 수 있다. 대신 주관사는 상장 후 6개월간 주가 부진 시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투자자의 주식을 매입하는 풋백 옵션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와 키움증권이 바이오 업종 악재 지속과 증시 부진에 따른 올리패스의 상장 시점을 고민했다. 결국 두 상장 주관사와 올리패스는 공모 규모를 80만주로 대폭 축소하고 공모가 밴드도 하향 조정하는 등 투자 매력을 높여 투자자의 심리를 움직이기로 결정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공모 흥행 성공 여부는 '시험대'에 오른 상태다.

증권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앞서 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 품목허가 취소와 신라젠 임상 3상 실패 등의 소식이 투자심리를 악화시키는 핵심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다만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터진 관련 악재들은 이미 충분히 예상했던 결과들이기에 (제약·바이오) 섹터에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큰 이슈가 연달아 터지면서 이미 투심이 위축된 상태라서 한동안 큰 폭 반등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거래소의 (코오롱티슈진 상장폐지) 최종 결정이 날 때까지 한동안 지금과 같은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또 "'옥석가리기'에 나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많아진 만큼 일부 종목에는 더욱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j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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