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나스 일부 제품에 3개월 광고업무정지 처분
[더팩트|이민주 기자] 일본 제품 불매운동 리스트에 오른 시세이도의 시름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불매운동에 따른 피해가 확산하는 가운데 소속 브랜드 나스 일부 제품이 과장 광고로 당국으로부터 광고업무정지를 받았다.
26일 의약품안전나라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한국시세이도에 행정처분을 내렸다. 식약처는 한국시세이도가 의약품이나 기능성화장품으로 잘못 인식할 우려가 있는 광고를 해 화장품법 제13조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문제가 된 제품은 시세이도 소속 브랜드 '나스'(NARS)의 ▲나스스킨옵티멀브라이트닝컨센트레이트 ▲나스스킨루미너스모이스쳐크림 ▲나스스킨아쿠아젤루미너스마스크 ▲나스스킨토탈리플레이니싱아이크림 ▲쎄럼르비비피앙이다.
식약처는 이들 품목에 대해 광고업무정지 3개월을 처분했으며 이에 따라 한국시세이도는 9월 3일부터 12월 2일까지 해당 품목에 대한 광고업무를 할 수 없게 됐다.
시세이도는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대표 일본 화장품 브랜드로 일찌감치 불매운동 타깃이 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처분에 더해 소속 브랜드까지 소비자들에 알려지며 불매운동 여파가 확산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30일까지 시세이도 등 일본 화장품 브랜드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20%가량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일본패션 브랜드와 일본맥주 매출이 각각 10% 줄어든 것에 비하면 꽤 큰 수치다. A백화점의 경우 7월 간 시세이도 단일 브랜드 매출이 전년 동기간에 비해 10.5% 줄었다.
소속 브랜드인 나스는 1994년 프랑스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 프랑수아 나스가 만든 색조 화장품 브랜드로 지난 2000년 시세이도에 인수됐다.
나스 제품에 대한 행정처분을 한국시세이도에서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나스를 시세이도에서 인수한지 몰랐다. 미국 브랜드 내지 유럽 브랜드인지 알았다"(natz***), "시세이도사 소유의 몰랐던 일본 기업을 알아가고 있다"(worm***) 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시세이도 측도 불매운동으로 인해 타격을 입고 있다고 인정하며 처분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광고업무정지 처분에 따라 '과장광고' 지적을 받은 문구를 삭제하는 등 조치를 마쳤다.
시세이도 관계자는 23일 "불매운동으로 인한 매출 감소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수준이 맞다. 하루 빨리 한국과 일본간의 관계가 정상화됐으면 한다. 가뜩이나 모든게 조심스러운 상황에서 나스가 식약처의 행정처분을 받는 일이 발생했다. 나스와 시세이도 간 관계가 부각돼 우려가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세이도는 1872년 약국장 경력을 가진 후쿠하라 아리노부가 세운 '시세이도 약국'에서 시작됐으며, 일본의 가장 오래된 화장품 브랜드다. 그룹 산하에 나스(NARS), 입사(IPSA) 등 약 20여 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6년에는 이탈리아 브랜드 돌체앤가바나(D&G)의 화장품 생산, 판매권을 매수했으며 같은해 프랑스 메이크업 브랜드 로라메르시에를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다. 전 세계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D&G와 로라메르시에 화장품은 현재 시세이도가 생산한다.
국내에는 1997년 '한국시세이도'를 설립해 진출했으며 '아넷사' 선크림 등의 제품이 소비자들의 인기를 얻었다. 나스, 로라메르시에, 시세이도 등 한국시세이도가 유통하는 화장품 제품은 백화점, H&B스토어 등에서 판매된다.
국내에서 올리는 매출액도 상당한 규모다. 지난해 한국시세이도 매출액은 1613억 원으로 이는 최근 이른바 '혐한방송'으로 논란이 된 일본의 화장품 브랜드 DHC가 한국에서 올리는 매출(100억 원 추정)의 16배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해 한국시세이도의 영업이익은 46억 원, 당기순이익은 37억 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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