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유니클로 추락하는데…선방 이유, 일색 지운 마케팅"
[더팩트|이민주 기자]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유니클로 다음 타깃이 된 ABC마트의 매출이 지난 한 달간 30%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ABC마트는 23일 <더팩트>에 7월 29일~8월 22일까지 온라인을 포함한 전체 매출을 집계한 결과 전년 동기에 비해 30%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매출 감소는 이달 초 국내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ABC마트에 대한 각종 풍자가 확산한 것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불매운동에도 불구하고 서울 시내 곳곳 ABC마트 매장이 여전히 붐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소비자들은 ABC마트가 일본 브랜드라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ABE(아베)마트' 등의 사진을 확산시켰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ABC마트의 매출 감소폭이 유니클로나 무인양품에 비해서는 적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실제 최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8개 카드사의 유니클로 가맹점 매출액은 지난 6월 마지막 주 59억4000만 원에서 지난달 넷째 주 17억8000만 원으로 70.1%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무인양품 가맹점 매출액도 58.7% 감소했다.
업계는 ABC마트가 '선방'할 수 있었던 이유를 '일본색채를 최대한 지운 덕'이라고 분석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ABC마트는 그간 일본 브랜드라는 사실을 성공적으로 숨겨왔다. 판매하는 제품도 나이키, 아디다스 등 해외 브랜드 제품이고 ABC마트라는 브랜드 이름이나 매장 디자인 등 어디에서도 일본과의 연관성을 찾을 수 없도록 해놨다. 이 덕에 많은 소비자들이 ABC마트가 일본 브랜드라는 사실을 잘 몰랐고 여전히 모르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경쟁업체에 비해 월등히 많은 매장수를 바탕으로 한 높은 접근성 때문에 여전히 방문객이 많다는 분석도 나온다. ABC마트 매장은 현재 전국에 256개가 있다. 반면 경쟁 업체인 금강제화 '레스모아'는 112개, 이랜드 '폴더' 매장은 42개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ABC마트가 이달 7개 신규매장을 내고 다음 달에도 3개 매장 오픈을 준비 중이라는 사실까지 알려졌다. ABC마트 관계자는 "신규 매장 오픈은 2019년 사업계획을 통해 수립된 사안으로 불매운동 이전부터 계획된 것"이라며 "향후 매장 오픈이나 폐점 관련해서는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해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ABC마트를 운영하는 ABC마트코리아는 설립 당시 한일 합작사로 설립됐으나 현재는 일본 본사가 지분의 99.96%를 소유하고 있다. ABC마트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5114억 원이었다.
최근 5년간 ABC마트코리아가 일본 법인에 지급한 로열티는 350억 원이 넘는다. 2015과 2016년에는 각각 40억 원, 67억 원을 일본 법인에 배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