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부탄올 사업, 1년간 시범생산 결과 사업성 낮아 재검토
[더팩트|이진하 기자] GS칼텍스가 국내외 시장의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미래 먹거리로 친환경 원료 '바이오부탄올' 사업을 벌였으나, 사업성이 낮아 재검토에 들어갔다. GS칼텍스는 바이오부탄올 사업을 접으면서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유분인 올레핀 생산시설에 투자를 결정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는 올해 바이오부탄올 사업을 신성장 사업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1년간 시범생산 결과 사업성이 낮아 사업 재검토에 들어갔다"며 "아직 바이오부탄올 사업에 대해 여러 기업이 시도했으나 성공한 사례가 없다"고 덧붙였다.
바이오부탄올은 폐목재와 폐농작물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친환경 연료다. 바이오디젤·바이오에탄올과 함께 3대 바이오 에너지로 불리는 차세대 액체 연료다. GS칼텍스는 유가가 정점을 찍었던 2007년부터 미래 먹거리로 바이오부탄올에 대한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GS칼텍스는 8년에 걸친 연구개발 끝에 바이오부탄올 양산에 필요한 발효, 흡착, 분리정제 통합공정 기술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40건 이상의 국내외 특허를 출원했다. 이후 지난 2016년 약 500억 원 규모로 바이오부탄올 시범공장을 착공해 지난 2017년 말 세계 최초로 전남 여수에 바이오부탄올 데모플랜트(시험공장)을 완공했다.
여수 시범공장은 연간 400톤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20017년 말 완공 후 지난해부터 시범 생산을 해왔다. 연간 버려지는 폐목재 300만 톤을 활용하면 연간 3억 리터의 바이오부탄올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올해 허세홍 사장은 GS칼텍스의 경영을 맡으면서 신사업에 대한 검토가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시험공장을 통해 1년이 넘게 바이오부탄올을 생산했으나 사업성이 확보되지 않았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앞으로 바이오부탄올 사업을 미래 먹거리의 전면으로 내세우지 않는다"며 "당분간 이 사업에 새로운 투자는 계획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바이오부탄올 사업에 대한 재검토가 들어간 GS칼텍스는 석유화학업계에서 주목하는 올레핀 생산시설 구축한다. GS칼텍스는 올레핀 생산시설(MFC)은 여수 제2공장 인근 약 43만㎡ 부지에 올해부터 3년간 2조70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2021년 가동을 목표로 연간 에틸렌 70만톤, 폴리에틸렌 50만톤을 생산할 계획이다.
올레핀 시설은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유분인 에틸렌, 프로필렌 등을 생산하는 시설로 주로 나프타를 원료로 투입하는 석유화학사의 납사분해시설(NCC)과 달리 나프타는 물론 정유 공정에서 생산되는 액화석유가스(LPG), 부생가스 등 다양한 유분을 원료로 투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인 생산품은 에틸렌으로 중합의 과정을 거쳐 폴리에틸렌으로 전환되며 가공이나 성형 등 과정을 거쳐 일상생활에서 다양하게 쓰이는 비닐, 용기, 일회용품 등 플라스틱 제품으로 활용된다. 전 세계 폴리에틸렌 시장 규모는 연간 1억톤으로 전체 올레핀 시장 규모 2억6000만톤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전 세계 수요성장률은 연 4.2%로 견고하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지난달 GS건설은 1조1560억 원 규모의 '올레핀 생산시설 설계·조달·시공 프로젝트 가계약'을 맺었다. 현대 GS칼텍스의 올레핀 생산시설은 기본 설계가 끝나고 상세설계 작업이 진행 중이며, 올해 중 첫 삽을 들 예정이다. GS칼텍스 측은 올레핀에 대한 투자는 100년 기업 도약을 위해 결정한 일이라며 연간 4000억 원 이상의 추가 영업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jh311@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