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2028년까지 탄소섬유 1조 투자…글로벌 '톱3' 진입 목표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탄소섬유를 키워 소재강국 대한민국 건설에 한 축을 담당하겠다."(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효성이 20일 전라북도 전주시 효성첨단소재㈜ 전주 탄소섬유 공장에서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을 열고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글로벌 '톱3' 탄소섬유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효성은 오는 2028년까지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탄소섬유 산업에 총 1조 원을 투자한다. 현재 연산 2000톤 규모(1개 라인)인 생산규모를 연산 2만4000톤(10개 라인)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이는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 수준이다.
효성은 현재 1차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2020년 1월 연산 2000톤 규모 탄소섬유 공장을 완공하고 2월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추후 10개 라인 증설이 끝나면 효성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11위(2%)에서 글로벌 '톱3'(10%)로 올라설 전망이다. 고용도 현재 400명 수준에서 대폭 늘어나 2028년까지 2300개 이상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행사에서는 ▲효성, 전라북도, 전주시 등 정부∙지자체 간 ‘신규 증설 및 투자지원을 위한 투자 협약식’ ▲산업통상자원부, 효성, 일진복합소재, KAI 등 탄소소재 관련 기업 간 공동 테스트 등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얼라이언스 MOU 체결식’ 등이 이뤄졌다.
조현준 회장은 "탄소섬유의 미래 가치에 주목해 독자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며 "탄소섬유 후방산업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고 수소경제로 탄소섬유의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준 회장은 이어 "효성이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등 여러 분야에서 세계 1등이 가능했던 이유는 소재부터 생산공정까지 독자 개발해 경쟁사를 앞서겠다는 기술적 고집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또 다른 소재 사업의 씨앗을 심기 위해 도전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며 효성 행보에 힘을 보탰다. 이는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따라 추진하고 있는 부품·소재 자급화 움직임을 더욱더 활발하게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문재인 대통령은 "더 많은 부품·소재 산업의 민간투자가 전국 곳곳에서 활발히 일어나길 기대한다"며 "효성의 담대한 도전과 과감한 실행을 정부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탄소섬유는 자동차용 내외장재, 건축용 보강재뿐만 아니라 스포츠레저 분야, 우주항공 등 첨단 미래산업에 이르기까지 철이 사용되는 모든 산업에 적용된다. '꿈의 신소재'라고 불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또한 탄소섬유는 철에 비해 무게가 4분의 1 수준이지만 10배의 강도와 7배의 탄성을 갖고 있다. 내부식성, 전도성, 내열성이 훨씬 뛰어나 '미래산업의 쌀'이라고도 불린다.
탄소섬유는 수소경제 시대의 핵심소재로도 꼽히고 있다. 탄소섬유는 수소차·수소연료탱크의 핵심 소재로 수소 에너지의 안전한 저장과 수송, 이용에 반드시 필요하다. 수소차·수소연료탱크 시장이 커지면 커질수록 탄소섬유의 중요도는 지속 높아질 전망이다.
하지만 항공, 우주, 방산 등에 사용되는 소재인 만큼 전략물자로서 기술 이전이 쉽지 않다. 독자적인 개발도 어려워 세계적으로 기술보유국이 손에 꼽을 정도다.
효성은 지난 2011년 전라북도와 전주시, 한국탄소융합기술원 등과 협업을 통해 국내기업으로는 최초로 독자 기술 바탕 탄소섬유인 ‘탄섬’ 개발에 성공, 2013년부터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는 일본, 미국, 독일에 이어 세계 네 번째 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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