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비즈토크] 범(汎) 현대가 제사도 '장손 승계', 한남동에서 청운동으로 '복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왼쪽부터)이 16일 제사 장소인 서울 종로구 청운동 자택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동률 기자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신지훈·이성락·서민지·이진하·이한림·지예은·정소양·이민주·이지선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갤럭시노트10' 사전 예약 진행…공식 출시 전부터 불법 보조금 지원 논란

[더팩트ㅣ정리=이성락 기자] 지난 16일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부인 고 변중석 여사의 12주기 추모 제사가 있었습니다. 고인을 기리기 위해 범현대가(家) 인사들이 서울 청운동 사택에 모였는데요. 4년 만에 현대가의 상징인 청운동 사택에서 제사가 진행되다 보니 취재 열기도 뜨거웠습니다. '조용한 동네'로 꼽히는 청운동이 이날만큼은 골목 곳곳이 사람들로 붐비는 '핫플레이스'가 됐다고 하네요.

지난주 취재진의 관심을 독차지한 또 다른 이슈는 '갤럭시노트10 사전 예약'이었습니다. 공식 출시도 전에 사전 예약 고객을 대상으로 불법 보조금이 성행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불법 보조금 취재 현장을 살펴보고 위기에 빠진 항공 업계, 은행장들의 연봉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죠.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부인 고 변중석 여사의 12주기 추모 제사가 진행된 16일 서울 종로구 청운동 장송에 취재진이 몰려 있다. /장병문 기자

◆고 변중석 여사 12주기 추모 제사…방문객·취재진으로 인산인해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부인 고 변중석 여사의 12주기 추모 제사에 참석하기 위해 범현대가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이번 제사는 이전과 달리 장소가 한남동에서 청운동으로 옮겨진 것이 눈에 띄네요.

-맞습니다. 청운동 사택에서 제사를 지낸 것은 4년 만인데요. 현대가는 2015년 변중석 여사의 8주기부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한남동 자택에서 제사를 지냈죠. 이번에 다시 청운동으로 옮긴 것입니다.

-장소가 바뀐 이유는 무엇인가요.

-현대차 관계자는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밝혔으나 일각에서는 범현대가 제사 역시 정몽구 회장에서 정의선 수석부회장으로 장손 승계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있었습니다. 현대차 관계자는 "한남동은 범현대가가 모두 모여 제사를 지내기에 장소가 좁고 주차공간도 부족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청운동에서 제사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나만, 청운동 자택은 정주영 명예회장이 40년 가까이 살았던 집으로 현대가에서는 상징적인 장소이기도 합니다. 이 집은 2001년부터 정몽구 회장이 소유했다가 지난 3월 장자이자 정주영 명예회장의 장손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증여받았는데요. 이날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물려받은 집에서 처음 제사를 지내게 된 셈입니다. 말하자면 제사도 장손 승계가 이뤄진 셈이지요.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면서요.

-네. 장소가 한남동 자택에서 '현대가의 상징' 청운동 자택으로 옮겨져서 그런지 취재진의 관심도 높았습니다. 현장에는 서른 명이 넘는 취재진이 좁은 골목에 모여 뜨거운 취재 열기를 보였는데요. 취재진은 30도가 넘은 날씨 속에 차가 지나갈 때마다 길을 터주고 다시 모여 사진을 찍는 것을 반복했습니다. 이런 광경을 구경하는 이들도 생겨났죠. 청운동 자택 맞은 편에는 풋살장보다 큰 규모의 주차 공간이 마련돼 있었지만 금세 만차가 돼 혼잡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조용한 동네'로 유명한 청운동이 이날만큼은 '핫플레이스' 못지않게 사람들의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는데요. 현대차 관계자들도 많은 취재진이 몰릴 것을 예상했는지 냉수를 미리 마련해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10이 지난 9일부터 사전 예약에 들어간 가운데 불법 보조금이 성행하면서 시장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민지 기자

◆'갤럭시노트10' 불법 보조금 논란에 영업점 '눈치'·고객 '허탈'

-삼성전자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10'이 곧 출시되죠. 그런데 시장에 나오기 전부터 '불법 보조금'이 성행하고 있다고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지난 9일부터 '갤럭시노트10' 사전 예약 판매를 시작했는데요. 공시지원금이 결정되지 않았음에도 벌써 출혈 경쟁이 시작되면서 '불법 보조금'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갤럭시노트10'을 10만~20만 원대라고 내세우는 것은 물론 '공짜폰'이라고 홍보하는 영업점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갤럭시노트10'은 사전 예약자를 대상으로 오는 20일 개통을 시작하고, 23일 정식 출시되잖아요. 아직 출시되지도 않은 제품이 '공짜폰'이 된다는 게 이해하기 힘드네요. 가능한 일인가요.

-'갤럭시노트10' 출고가는 124만8500원, '갤럭시노트10 플러스'는 256GB 139만7000원, 512GB 149만6000원인데요. 현재 이통 3사 모두 '갤럭시노트10' 공시지원금을 40만~50만 원대에서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공시지원금에 추가지원금 15%를 더하면 실구매 가격은 60만~70만 원 선이 되는 거죠. 사실상 이보다 적은 금액에 '갤럭시노트10'을 구매할 수 있다면 불법 보조금이 더해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일부 영업점이 사전 예약 가입자를 많이 확보한 뒤 이통사에 최대한 많은 장려금을 요구하기 위해 이 같은 마케팅을 벌이는 건데요. 이통사가 특별 관리하는 일부 영업점을 대상으로 리베이트를 차별 지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죠. 실제로 지급되는 장려금이 많지 않을 경우 영업점에서 개통을 거부하거나 약속과 달리 비싼 돈을 내고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가 차별 없이 같은 가격에 휴대전화를 구매할 수 있게 하자'는 단통법 취지에 어긋나는 것 아닌가요.

-그렇죠. 누구는 제값을 주고 사는데, 누군가는 불법 보조금을 통해 저렴하게 구매하는 거니까요. 실제 '갤럭시노트10'을 정상적인 루트로 구매한 지인은 "상대적으로 가격 차이가 나다 보니 법을 지킨 사람이 역차별을 당하는 것 같다"면서 "제대로 된 관리가 필요한 것 같다"고 허탈해 하더군요.

-최근 언론에서 '갤럭시노트10'에 대한 불법 보조금을 많이 다루고 있는 데다 방송통신위원회 등에서 관리가 이뤄지면서 영업점도 눈치를 보는 모습인데요. 불법 보조금을 내세우던 영업점도 며칠 사이 정책을 바꾸거나 구매 조건을 까다롭게 하는 등 조심스러워 한다고 하네요. 덩달아 '갤럭시노트10'을 구매하는 고객들도 함께 눈치를 보는 분위기입니다.

-현재 업계에서는 불법 보조금에 대해 어떻게 관리하고 있나요.

-방통위는 최근 이통 3사 관계자를 불러 불법보조금 자제를 요청했는데요. 향후 꾸준한 모니터링도 진행할 방침입니다. 이통 3사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는 판매사기 주의보를 발령하기도 했는데요. 불법 보조금 지급을 약속하고, 신분증 보관이나 단말대금 선입금을 요구한 뒤 종적을 감추는 이른바 '먹튀' 형태의 판매 사기가 발생하고 있어서죠.

-KAIT는 "판매사기 등이 있으면 이동전화 불공정 행위 신고센터, 개인정보보호 자율감시센터 등에 적극적인 신고 및 제보를 바란다"고 전했는데요. 이통 3사 또한 "이용자 차별을 유도하는 불법 지원금을 완전히 근절하고 서비스 및 품질 경쟁을 통해 모든 고객에게 균등한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본의 대안으로 꼽힌 중국이 지난 13일 국내 항공사에 돌연 신규∙임시∙부정기편의 운항 신청을 받지 않는다고 기습 통보했다. 사진은 일본 노선 수요 감소로 썰렁한 국내 항공사의 체크인 카운터 모습. /신지훈 기자

◆日에 이어 中마저…'사면초가' 항공 업계

-일본의 경제보복 이후 일본 여행객이 급감하며 국내 항공 업계가 큰 타격을 입었다면서요.

-그렇습니다. 지난 15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8개 항공사의 합산 일본 노선 여객 수송량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1.7%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이달 10일까지 누적 기준 여객 수송량은 15% 이상 감소했는데요. 일반적으로 여행객들이 1~2달 전 항공권을 예매하는 것을 고려한다면 8월 이후 탑승률은 더욱 많이 감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일본 노선에 대한 여객수요가 급감하며 올해 2분기 대형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LCC) 모두 적자로 전환한 상황이죠. 특히 일본 노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LCC의 경우 그 타격이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 항공 업계가 일본 노선을 줄이고 중국 노선 등 대체 노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마저도 차질을 빚게 됐다고요.

-국내 항공사들은 모두 일부 일본 노선의 운항을 중단 또는 감편한 상태입니다. 16일을 기준으로 국내 8개 항공사가 감축한 일본 노선은 모두 61개에 달합니다. 항공사들은 대부분 일본 노선 완전 철수가 아닌 동계시즌 시작 전인 10월 말까지 한시적인 공급축소를 결정한 상태인데요. 이를 대신해 중국 노선을 확대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13일 중국 민항총국이 국내 항공사들에 신규 취항 및 증편, 부정기편 신청 접수를 잠정 중단한다고 기습 통보했죠. 민항총국은 신규 운항 불허 이유로 "최근 증량 운항편에 대해 엄격한 통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항공 업계 입장에서는 굉장히 당혹스럽겠는데요.

-맞습니다. 일본 노선 운항 중단으로 남게 된 항공기를 중국 노선에 투입하려던 항공사들은 이번 중국 결정에 굉장히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음 달 1일부터 장자제와 옌지, 하얼빈 등으로 취항하기로 하고 항공권을 판매한 항공사들은 급히 환불 절차에 들어갔는데요. 국내 한 LCC 관계자는 "동남아 지역 및 오픈스카이(국가 간 항공회담 없이 자유로운 운항이 가능한 지역)를 중심으로 새 노선을 찾고 있으나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본에 이어 중국 하늘길까지 막혔다는 것인데, ‘엎친 데 덮친 격’인 상황이네요.

-앞서 말씀드렸듯 국내 항공사들은 2분기 모두 적자로 전환한 상황입니다. 3분기에는 항공사들의 대목인 여름 성수기가 겹쳐있음에도 불구하고 잇단 악재가 발생해 부진 탈출이 쉽지 않을 전망인데요. 실제로 항공 업계는 적자 공포에 휩싸인 상황입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항공 화물 업황 부진에 이어 고환율 여파까지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 수익 노선이었던 일본 노선에 이어 중국 노선까지 막힐 상황에 놓이자 3분기 실적 개선도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이죠.

-한 항공사 관계자는 "LCC의 실적을 견인해온 일본 노선에 이어 대안인 중국 노선까지 막혔다"며 "국내 경제 둔화로 여행수요까지 줄어든 데다 원화 약세까지 보이며 사면초가에 놓인 상황이다.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한다면 3분기도 좋지 못할 것"이라며 우려했습니다.

-항공 업계가 위축된 것만은 분명하네요. 하루빨리 신규 노선 확보에 성공해 지금의 위기를 잘 타개해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이 올해 상반기 은행장 중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은행권 연봉 '톱'은 외국계…박진회 씨티은행장이 '최고'

-지난 14일 반기 결산이 마감되면서 각 금융사의 '고액 연봉자'도 공개됐습니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연간 보수가 5억 원을 넘는 상위 임직원 5명의 보수를 공개했는데요. 그간 은행권에서는 "외국계 은행이 보수를 많이 준다"고 알려져 있었죠. 이번에도 그런 결과가 나타났나요?

-결론부터 말하면 외국계 은행이 '후한' 보수를 준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시중은행 반기보고서 분석 결과 각 은행에서 지난 상반기 동안 연봉을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은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이었습니다. 박 행장은 급여 2억4000만 원, 상여 14억300만 원으로 총 16억4300만 원을 받아 은행장 중에서 '연봉킹'에 올랐죠.

-또 다른 외국계 시중은행인 SC제일은행은 어땠나요.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은 급여 2억9200만 원, 상여 5억3700만 원으로 총 8억2900만 원을 수령했습니다. 씨티은행장보다는 조금 적지만 상당히 높은 보수를 받은 셈입니다. 두 은행장 말고 다른 시중 은행장들의 보수는 이들보다 낮아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그럼 다른 시중 은행장들은 모두 5억 원 미만의 보수를 받았겠군요.

-그렇습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을 비롯해 허인 국민은행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 지성규 하나은행장 모두 5억 원 미만의 보수로 연봉이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함영주 전 하나은행장과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이 각각 급여와 성과급을 합쳐 9억9900만 원, 6억1500만 원을 보수로 받아 갔죠.

-수장들의 연봉이 이런 양상을 보였다면 은행 임직원 평균 연봉 추이도 궁금한데요. 어떤 은행에 다니는 직원들이 가장 많은 연봉을 받았나요.

-상반기 기준 1인당 평균 보수가 가장 높은 곳도 한국씨티은행이었습니다. 한국씨티은행의 1인당 평균 임직원 보수는 상반기 5800만 원으로, 이를 1년으로 환산하면 1억 원을 훌쩍 넘을 전망입니다. 이외에도 하나은행이 5700만 원, 국민은행이 5200만 원 순으로 임직원 평균보수가 높았습니다. 이들 은행에 다니는 임직원 모두 평균 연봉이 1억 원을 넘길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업계에서는 은행들이 상반기에 예상보다 안정적인 실적을 낸 만큼 하반기에 성과급이 더 반영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데요. 이래서 은행을 두고 '신의 직장'이라고 말하나 봅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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