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중국·홍콩 시장 수입액 순위, 일본 2관왕…한국 3위로 밀려
[더팩트|이민주 기자] 국내 화장품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일본 화장품 업계(J-뷰티)가 국내 업체들이 승승장구해 온 중국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올해 1분기 중국과 홍콩 등 중화권 시장에서 한국을 누르고 1위 수입국 자리에 올랐다. 풍부한 H&B 스토어 화장품 포트폴리오에 더해 제품 고급화 전략을 구사하는 J-뷰티의 공세에 K-뷰티가 중화권 주도권을 내주는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6일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의 'J-뷰티 성장과 국가별 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최근 J-뷰티는 중국 시장에서의 매출 확대 등 글로벌 시장을 공략함으로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실제 세계무역기구(WTO)와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공동 운영하는 국제무역센터(ITC) 조사결과에 따르면 최근 4년(2014~2018년)간 일본 화장품 수출액은 연평균 35.4% 성장했다.
지난 2016년 26억 달러(약 2조1600억 원)였던 일본의 화장품 수출 실적은 2018년 52억 달러(약 6조200억 원)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한국 화장품 수출 실적도 42억 달러(5조1000억 원)에서 62억 달러(7조5000억 원)로 성장했지만, 매년 일본과 격차가 좁혀지는 모양새다.
특히 J뷰티의 수출액 증가 배경에는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이 한몫을 했다. 2017년을 기준으로 일본 화장품을 가장 많이 수입한 국가는 홍콩·중국(61%)이다.
올 1분기 중국 화장품 시장의 국가별 수입액을 살펴보면 일본이 7억6631만 달러(약 9200억 원)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줄곳 1위 자리를 지켰던 한국은 올 1분기 수입액 7억1545억 달러(8600억 원)로 3위로 밀려났다.
특히 J-뷰티 대표 기업인 시세이도는 지난해 중국에서 매출 90억 달러(10조 9000억 원)을 기록했으며 수년 내 단기 목표 매출 180억 달러(21조8700억 원)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에서도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올 1분기 홍콩 화장품 시장의 국가별 수입액 순위에서 일본이 3억5035만 달러(4200억 원)를 기록해 1위에 오른 것이다. 지난해 1위였던 한국은 2억5040만 달러(약 3000억 원)를 올리며 3위에 그쳤다.
업계 안팎에서는 J-뷰티의 '높은 품질과 기술력'이 가파른 성장세를 견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은 "일본 화장품은 안전성과 높은 품질로 글로벌 소비자 특히 중국 소비자들에 인정받고 있다. 또한 일본 화장품 기업은 프레스티지 라인을 강화하고 고급 화장품을 선호하는 중국 고객을 타겟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콩 시장에서 J-뷰티가 인기를 끄는 배경으로는 일본 화장품 기업이 풍부한 H&B 스토어 화장품 포트폴리오를 가졌기 때문이라는 점이 언급되고 있다. 홍콩 소비자들은 좁은 공간에서 많은 제품을 비교할 수 있는 H&B스토어에서 화장품을 주로 구매한다"고 말했다.
치고나오는 J-뷰티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K-뷰티가 프리미엄 제품을 런칭하는 등 고급화 전략을 강화하고 홍보 채널을 다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은 "K-뷰티는 독특한 색체를 살리면서도 프리미엄 브랜드와 초(超)프리미엄 제품을 런칭하는 등 선도적인 시도를 해야 한다. 여기에 색조 제품과 헤어케어 등 품목을 다양화하고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K-뷰티 미디어 홍보 채널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