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해진 2위권 경쟁서 카카오 제휴 효과 '기대'
[더팩트|이지선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사이버마케팅(CM) 채널 강화에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과 업계 2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DB손해보험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DB손보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와의 제휴를 강화하면서 차보험이나 다이렉트 시장(텔레마케팅+사이버마케팅)에서의 점유율 확대가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업계 전반적으로 사이버마케팅(CM채널)을 통한 원수보험료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주요 10개 손해보험사의 CM채널 원수보험료는 올해 4월 말 기준 1조1793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196억 원)대비 약 15% 증가했다.
손보사들이 CM채널을 강화하는 이유는 사업비가 다른 채널에 비해 월등히 적기 때문이다. 최근 손해율 악화와 규제 대응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사업비를 줄여야 하는 추세에 따라 점포유지비나 시책비 등이 적게 들어 '가성비'가 높은 CM채널이 더욱 각광받고 있다.
또 젊은 세대가 CM에 더 친숙하다는 것도 CM채널이 중요한 이유다. 보험 시장이 점차 레드오션이 되면서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는 게 어려워지다 보니 가입 대상으로 떠오르는 젊은 층을 공략해야 하기 때문이다.
손해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4월 기준으로 CM채널 원수보험료 1위는 삼성화재가 독보적이다. 다만 2위권 경쟁은 DB손보의 추격으로 더욱 치열해졌다. DB손보는 CM채널에서 1402억 원의 원수보험료를 거뒀다. 현재 2위인 현대해상은 1403억 원으로 근소하게 DB손보를 앞선 상황이다.
지난해만 해도 DB손보는 CM채널 2위권 경쟁에서 다소 뒤쳐져 있었다. 지난해 4월 DB손보는 CM부문에서 원수보험료 965억 원을 거두는데 그쳤다. CM채널 원수보험료 2위는 KB손보(1033억 원), 3위는 현대해상(1015억 원)이었다.
DB손보가 CM채널을 키울 수 있었던 데에는 카카오와의 제휴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부터 DB손보는 카카오와의 업무 협약을 강화하면서 인슈어테크 강화를 추진해왔다. 그 일환으로 지난 6월 26일 자동차보험을 카카오톡으로 가입할 수 있는 '다이렉트 톡'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CM채널의 경쟁이 차보험 시장으로도 번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차보험 시장에서 CM채널은 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차보험은 필수 보험으로 표준화돼있기 때문에 비교 선택이 쉬운 온라인 채널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4월 말 기준으로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DB손보가 1조1252억 원, 현대해상이 1조1241억 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되면서 차보험 시장에서 2위권에 올랐다. 격차가 크지 않은 만큼 아직 '불안한' 2위지만 CM채널이 더욱 활성화되면서 성장을 기대해볼만 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DB손보 관계자는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를 활용해 차보험 신규 가입이나 갱신 가입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긴급 출동 접수도 가능하다"며 "서비스 이용 방법이 간단해 많은 고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