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일본 색깔 빼야…일본 원료 대체, 장기적으로 기업 이익"
[더팩트|이민주 기자]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이 전방위적으로 확산하면서 유통업계가 일본산 원재료를 대체하는 등 '일색(日色)' 빼기에 나서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의 수입 규제 초치로 촉발한 불매운동은 초기 일본산 완제품이나 일본 기업이 판매하는 제품을 사지 않는 형태에서 최근에는 소비자들이 국내 기업이 생산한 제품의 원재료까지 확인하고 보이콧하는 형태로 진화했다.
맘카페, 자동차 동호회, 지역 커뮤니티 등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비롯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을 중심으로 최근 국내 대형 유통업체의 일본산 재료 사용 현황 정보가 공유되면서 불매 대상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달 21일 한 누리꾼은 일본산 원료를 사용하는 제품 정보를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하면서 "이렇게 많은 국산 제품에 일본산 식품 첨가물이 들어가고 있다"며 "일본산 원재료를 사용한 제품도 불매해야 한다. 일본산 원재료를 쓰는 한국 기업에 소비자들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iand****)고 말했다.
불매운동의 범위가 확대하자 식품업계가 가장 먼저 대응에 나섰다.
CJ제일제당은 햇반에 들어간 극미량의 일본산 미강 추출물을 올해 안으로 국산화하겠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올해까지 자체 개발한 국내산 미강추출물로 교체하려 한다"며 "관련 연구를 계속해서 진행해왔다. 원재료 국산화 노력을 꾸준히 한 결과"라고 말했다.
남양유업과 매일유업 역시 제품에 들어가는 일본산 향료를 다른 지역 원료로 교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대체 불가능한 재료 외에는 일본산 재료를 쓰지 않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매일유업 관계자도 "커피맛 우유에 들어가던 일본산 향료를 다음 달까지 다른 지역 원료로 교체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일본 수입 완제품 유통을 중지한 곳들도 있다. 오뚜기는 일본 주스 완제품 판매를 중지했고, 서울우유는 일본의 치즈 브랜드 유통 계약을 종료하는 과정에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일시 중지가 아닌 판매 중단이다. 더 이상 해당 주스 제품을 판매하지 않기 위해 추가 발주도 하지 않았다"며 "원래도 일본 제품을 수입해서 판매하는 경우가 흔치 않았지만 앞으로 일본 제품을 들여오는데 있어 더 신중하려 한다. 되도록 안 들여오려고 한다"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우유는 일본의 가공치즈 업체 '롯코버터주식회사' 제품을 단종한다. 서울우유는 지난해 11월 롯코버터주식회사와 제품 판매 유통계약을 맺었으나 최근 이 계약 종료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우유는 그간 이 계약에 따라 QBB의 치즈 디저트 2종과 프로마쥬엘 2종을 국내에서 판매해왔다.
일본산 향료를 쓰는 화장품업계도 원료 국산화 논의를 진행 중이다. 다수의 화장품 제품에도 일본산 향료가 들어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국산 자원이나 원료를 이용한 개발을 위해 지속적인 연구와 노력을 계속해왔다"며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움직임에 따라 거래선 다변화 등 여러가지 대비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화장품업계 관계자도 "대체 원료 개발 등 대비를 꾸준히 해왔다"며 "불매운동이 장기화하는 만큼 원료사를 바꾸는 등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일본색 빼기'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업계 안팎에서는 브랜드 이미지 제고 더불어 원가절감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일본산 원료를 쓰지 않는 것이 기업에게도 이익"이라며 "일본산 향료를 들여오는 것이 훨씬 비용이 비싸다. 원료를 바로 수입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원료를 유통하는 2차 업체 등에서 사오게 되기에 원가 이상의 비용이 든다. 이를 일본이 아닌 다른 나라나 국산 원료로 대체할 경우 업체에도 이익이 된다. 영업이익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