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하락세' 데상트코리아, 日 본사 지급 배당금 늘어난 이유는

데상트코리아가 데상트 본사에 지불한 배당금과 로열티는 800억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데상트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김훈도(사진) 대표는 데상트코리아 설립멤버로 지금의 데상트를 일군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데상트코리아는 현재 서울 잠실 롯데타워에 입주해있다. / 잠실=신지훈 기자, 뉴시스

국내 진출 이후 日 본사 지불 배당금·로열티 수백억…韓 매출이 전체 매출 절반 넘어

[더팩트 | 신지훈 기자] 데상트코리아가 최근 영업이익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일본 데상트에 지급하는 배당금액은 더욱 늘려온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국내 진출 이후 일본 본사에 지불한 배당금과 로열티도 수백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며 데상트를 향한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데상트는 1935년 일본에서 설립된 스포츠 브랜드다. 국내에는 지난 2000년 데상트코리아를 설립해 진출했다. 지분 100%를 일본 데상트 본사가 갖고 있어 데상트코리아는 외국인투자기업으로 분류된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진 데상트, 데상트골프, 르꼬끄스포르티브, 르꼬끄골프, 먼싱웨어, 엄브로 등이 모두 데상트코리아가 운영하고 있는 브랜드다.

데상트코리아는 국내 진출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데상트코리아의 매출액은 2002년 207억 원을 시작으로 2007년 1085억 원을 달성해 1000억 원대를 돌파했다. 이는 국내 진출 5년여 만에 일본매출을 추월한 호성적이다.

이후 ▲2010년 1983억 원 ▲2011년 2889억 원 ▲2012년 4091억 원 ▲2013년 4978억 원 ▲2014년 5898억 원 ▲2015년 6490억 원 ▲2016년 6786억 원 ▲2017년 7252억 원에 이어 지난해 7270억 원을 기록하며 16년 연속 성장세를 이뤘다.

패션업계는 데상트코리아의 가파른 성장 비결로 '국내 아웃도어 및 에슬레저룩 열풍'을 꼽았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29일 "데상트코리아는 국내 아웃도어 시장과 골프웨어 시장이 커진데 따른 가장 큰 수혜자"라며 "야구대표팀은 물론 국내 프로야구 팀의 공식 의류업체로 브랜드의 인지도를 크게 올린데다, 때마침 국내 롱패딩 열풍이 불며 고가임에도 불구, 데상트의 롱패딩이 불티나게 팔려나간 것도 큰 성장을 이룬 배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데상트 전체 매출 및 영업이익 절반 이상이 한국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데상트를 한국이 먹여살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의 불매운동 여파로 데상트코리아의 올해 실적은 좋지 못할 것으로 예상돼 데상트코리아 측도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이다. 게다가 최근 매출도 성장세가 다소 주춤한데다, 영업이익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데상트코리아의 영업이익은 2015년을 기점으로 내리막으로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842억 원이던 영업이익은 ▲2016년 725억 원 ▲2017년 700억 원 ▲2018년 679억 원으로 최근 3년간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아웃도어 및 에슬레저룩 열풍에 힘입어 데상트코리아는 가파른 성장세를 이뤘다. 특히 롱패딩 열풍이 불며 데상트의 롱패딩은 고가임에도 불구,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데상트코리아 제공

반면 데상트코리아는 최근 영업이익이 감소세로 돌아섰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본사에 지급한 배당금의 규모는 더욱 늘려온 것으로 드러났다. <더팩트> 확인 결과, 데상트코리아가 일본 본사 측에 지급한 배당금은 최근 5년간 765억 원이 넘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데상트코리아는 2005년 3억 원(배당률 10%) 배당을 시작으로 ▲2007년 3억 원(배당률 10%) ▲2014년 63억 원(배당률 69.56%) ▲2015년 161억 원(배당률 179.42%) ▲2016년 134억 원(배당률 149.08%) ▲2017년 157억 원(배당률 174.3%) ▲2018년 250억 원(배당률 277.78%) 등 77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일본 측에 배당했다.

더불어 일본 본사에 지급한 로열티도 30억 원 규모에 이른다. 2007년 2081만 원을 로열티로 지불한 것을 시작으로 ▲2008년 6089만 원 ▲2009년 7275만 원 ▲2010년 7628만 원 ▲2011년 1억8711만 원 ▲2012년 3억1489만 원 ▲2013년 3억7241만 원 ▲2014년 3억2742만 원 ▲2015년 3억1168만 원 ▲2016년 3억6001만 원 ▲2017년 3억7968만 원 ▲2018년 4억1992만 원을 지급했다.

이에 따라 데상트코리아가 국내 진출 이후 일본 본사에 지급한 배당금과 로열티는 800억 원에 달한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데상트코리아는 지난해 약 600억 원을 투자해 부산에 국내 최대규모의 신발 R&D센터를 구축했다"며 "또한 일본 데상트 본사와 데상트코리아가 지분 6:4의 구조로 데상트글로벌리테일을 설립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교두보도 마련했다. 데상트가 한국에서의 성장을 밑거름 삼아 글로벌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불매운동이 변수가 된 상황으로 만약 지금의 분위기가 장기화 될 경우 데상트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데상트코리아 측은 <더팩트>의 문의에 어떠한 답변도 주지 않았다. 데상트코리아 관계자는 29일 "지금 분위기에서는 답변을 해주기가 곤란하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데상트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김훈도 대표이사는 2000년 데상트코리아의 설립 멤버로 지금의 데상트를 일군 주역으로 평가 받는다. 김 대표는 2000년 기획팀장을 시작으로 먼싱웨어 사업부장, 골프 사업부장, 경영지원실장 등을 역임한 후 2009년 부사장으로 승진한 뒤 1년 만에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이는 일본 데상트 그룹 최초의 현지인 대표기도 하다. 또한 그는 데상트 그룹의 이사급 임원으로 정기적으로 일본 임원 회의에도 참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amj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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