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 열광케 하던 추억의 게임기 재등장, 하지만…
[더팩트 | 최승진 기자] 가정용 게임기 시장에서 복고 열풍이 불면서 추억의 게임기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플레이스테이션 클래식'의 판매가격이 계속 내려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플레이스테이션 클래식'이란 소니의 첫 번째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을 그대로 재현한 소형 콘솔(비디오) 게임기를 뜻한다. '철권3', '메탈기어 솔리드', 'R4 릿지 레이서 타입4' 등 20개 게임을 탑재한 이 기기는 지난해 12월 한국을 비롯해 일본·미국 등 전 세계 주요 국가에서 출시됐다.
그런데 이 기기의 가격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플레이스테이션 클래식'은 최근 미국 전자제품 유통체인 베스트바이 온라인몰에서 19.99달러(한화 약 2만3400원)에 팔리고 있다. 출시 당시 가격인 99달러(한화 약 11만6600원)에서 무려 79.1달러(한화 약 9만3200원)나 급락한 것이다.
국내(한국) 사정도 비슷하다. 서울 서초구 국제전자센터 등지에 매장을 가진 게임 판매점에선 약 두 달 전 재고품을 현금가 3만7000원에 팔았다. 앞서 국내 공식 공급업체인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코리아(SIEK)는 출시한지 반년도 채 되지 않은 지난 4월 판매가격을 11만8000원에서 6만9800원으로 약 40% 낮추기도 했다.
이 기기의 가격이 급락한 것은 '플레이스테이션 시리즈'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아서가 아니다. 최신 기기인 '플레이스테이션4(PS4)'의 경우 전 세계 누적 판매량이 역대 콘솔(비디오) 게임기 4위인 1억 대에 이를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 클래식' 가격이 크게 떨어진 가장 큰 배경은 시장 기대치를 충족 시켜 주지 못했기 때문이란 의견이 많다. 이 기기를 접한 게이머들은 "제작사 측의 성의가 부족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겉모습은 오리지널과 똑같이 제작됐지만 완성도 측면에서 떨어진다는 뜻이다.
예컨대 요즘 TV와 모니터 환경에 최적화되지 않아 화면 가장자리 부분이 계단처럼 보이는 현상이 심하고 아날로그 스틱이 없는 초기 조작기만 제공해 이를 필요로 하는 게임을 할 때 불편하다는 것이다. 일부 게임에선 진행 속도가 느려진다는 의견도 있다. 한 게이머는 이런 단점을 가리켜 "추억팔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8비트 게임기 '패미콤'은 추억의 게임기 열풍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닌텐도는 지난 2016년 '닌텐도 클래식 미니 패밀리 컴퓨터(미니 패미콤)'을 출시했다. '패미콤'의 재등장은 무려 33년 만의 일이었다. '미니 패미콤'이 시장에서 큰 관심을 얻자 뒤를 이어 '슈퍼패미콤(닌텐도)' '네오지오(SNK)' 등 고전 게임기들이 미니 버전으로 다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