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생보신탁 5년 내 매출 두 배 달성할 것"
[더팩트|이지선 기자] 교보생명이 지난 25일 이사회를 통해 생보부동산신탁을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알짜배기' 신탁사로 안정적 수익원을 마련했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오지만 한편으로는 경쟁이 더 심화되는 부동산신탁 시장에서 독자 운영으로 생존이 가능할지에 대해서 우려를 내놓는 시각도 있다.
생보부동산신탁은 교보생명과 삼성생명이 각각 절반씩의 지분으로 함께 경영해온 부동산신탁회사다. 지난 1998년엔 교보생명과 삼성생명, 흥국생명이 함께 100억 원을 출자해 회사를 세웠지만 흥국생명이 지분을 처분하고 두 회사만 공동 경영을 해왔다.
교보생명은 앞서 삼성생명이 생보신탁 매각 의사를 드러낼 때부터 지분 인수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 결국 지난 25일 이사회에서 삼성생명이 갖고있던 생보신탁 지분 50%를 11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하면서 교보생명은 생보신탁을 완전히 품에 안게 됐다.
생보신탁은 순이익 기준으로 부동산신탁사 업계 7위로 담보신탁 부문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3년간은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이 꾸준히 20% 이상을 기록해왔고, 5개년 연평균 순이익 성장률은 90%를 상회하고 있다.
그간 생보신탁은 담보신탁 위주의 관리형 사업에 집중해왔다. 부동산신탁업은 토지를 신탁받아 개발·관리해 이익을 돌려주는 사업이다. 준공을 책임지거나 사업비를 투자하는 개발형 신탁사업과 담보가치를 보전해주거나 분양사업을 지원하는 관리형 신탁사업으로 나뉜다. 생보신탁은 공동경영이 이어진 탓에 안정적인 사업을 주로 추진하면서 보수적인 경영을 해온 것이다.
교보생명은 앞으로 생보신탁을 단독으로 경영하게 된 만큼 수익성 높은 차입형이나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등의 고수익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조대규 교보생명 전략담당 상무는 "생보신탁 100% 지분인수로 기존 사업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개발형 신탁사업에도 역량을 키워나갈 것"이라며 "5년내 매출 두 배 달성이 목표"라고 밝혔다.
다만 최근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고 있어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 가격 잡기에 나서면서 가계주택 증가세가 둔화됐지만 더불어 부동산 경기도 전반적으로 침체되는 양상이다.
이에 더해 신탁업 새 사업자도 등장하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부터 부동산신탁 사업자를 늘리겠다고 밝힌 이후 지난 24일 새 부동산신탁사인 디에스티컴퍼니(대신자산신탁으로 상호 변경 예정)의 본인가를 의결했다. 이미 예비 인가를 받은 신영증권 자회사 신영자산신탁과 한국투자금융지주 계열의 한국투자부동산신탁도 다음달 본인가가 예정돼 있다. 하지만 교보생명 측은 당분간 생보신탁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차입형 토지신탁의 경우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도시기능 회복이나 인프라 개선을 위한 도시재생정비사업과 함께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교보생명은 관계사간의 협업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시너지를 극대화할 전망이다. 예를 들면 자금조달 단계에서는 교보생명의 대체투자 기회를 확대하고, 금융자문이나 주선은 교보증권이 맡는 식이다. 또 건물이 세워지면 시설관리나 임대, 유동화 등은 교보리얼코가 참여할 수도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생보부동산신탁은 담보신탁 사업에 대한 노하우와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경쟁력이 있다"며 "교보생명도 이미 공동경영 체제를 거쳤기 때문에 그동안 쌓은 경험으로 안정적으로 생보신탁을 운영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