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실적은 KB국민은행이 신한은행 앞서
[더팩트|이지선 기자] 금융권 상반기 실적이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리딩금융지주 지위는 신한금융지주가 지켰다. 신한금융이 2위 K금융을 앞지른 데는 '비은행'이 한 몫을 했다. 하지만 두 지주사 간 격차가 점차 좁혀지는 상황이라 하반기 경영에 관심이 더욱 집중된다.
25일 금융권에 다르면 상반기 리딩금융지주는 신한금융이 1분기에 이어 자리를 지킬 전망이다. 아직 하나금융지주와 NH농협금융지주가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신한금융과 KB금융의 '1위 경쟁'에서 신한금융이 승기를 잡았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신한금융은 전년 대비 6.6% 증가한 1조914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반면 KB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한 1조837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는데 그쳤다.
각 금융지주의 최대 자회사인 은행 실적만 두고 보면 오히려 KB국민은행이 신한은행을 앞질렀다. KB국민은행은 상반기 1조3051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고 신한은행은 1조2818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두 금융지주의 희비를 가른 데에는 '비은행'이 한 몫을 했다. 신한금융은 13개 비은행 자회사 순익으로 KB금융을 앞질렀다.
신한금융은 올 상반기 비은행 자회사에서 6839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그룹 전체 순익의 35%로 전년 동기 대비 4%포인트 더 증가했다. 지난해 오렌지라이프를 자회사로 편입한 이후 지난 5월 아시아신탁까지 자회사 목록에 추가하면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그중에서도 보험사의 격차가 뼈아프다. 신한금융은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에서 각각 989억 원, 1388억 원(지분율 감안 후,연결기준)의 순이익을 거둔 반면 KB금융은 손해보험사에서는 1662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으나 생보사에서 165억 원의 순익을 거두는데 그쳤다.
이처럼 은행 계열 금융지주사 순위가 비은행으로 인해 뒤바뀐 만큼 앞으로 KB금융이 비은행 강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KB금융 내에서 생명보험사 지위가 약한 만큼 최근 매물로 꼽히는 KDB생명 등에 관심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
다만 양 금융지주사의 실적 격차는 1분기에 비해 더 좁혀졌다. 지난 1분기 신한금융과 KB금융의 당기순이익은 878억 원 차이가 났지만 상반기 결산 순익 격차는 770억 원으로 100억 원 줄었다. 이는 일회성 요인으로도 뒤집힐 수 있는 격차인 만큼 앞으로 순위다툼은 더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금융권에서도 은행 예대마진을 통한 수익 창출은 한계에 다다랐다고 볼 수 있어 비은행 포트폴리오 다각화나 자산운용 등을 통한 비이자이익 확대가 앞으로의 금융사 경영방향이 될 것"이라며 "또한 동남아 등 해외 진출로 수익성을 늘리는 방향을 고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