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KT 5G 품질점검 차량 타보니
[더팩트ㅣ강남=서민지 기자] "이동점 측정해야" vs "고정점도 유의미"
이동통신 3사의 5G 품질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달에는 5G 속도 측정 방식으로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5G에서는 이동성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동점을 측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고정점도 유의미한 결과라는 입장이 부딪히면서다. 드라이빙 테스트를 통해 직접 5G 품질을 측정해 본 결과는 이렇다. 5G에서 고정점 측정은 사실상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22일 KT 5G 품질점검 차량을 타고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5G 품질 측정을 진행했다. 양재역을 출발해 선릉역·신논현역·강남역을 거치는 경로로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대로와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약 1시간 동안 측정이 이뤄졌다.
KT 5G 품질점검 차량은 이동성 환경에서 5G 품질을 측정할 수 있도록 내부를 구성한 차다. 측정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품질 측정 방식과 동일하게 진행된다.
차량 내부에는 이통사별 속도를 비교할 수 있도록 3대의 5G 단말기가 나란히 비치돼 있었다. 5G 품질은 실시간과 평균 누적 기록을 통해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한 화면에서는 실시간으로 5G 신호세기(dbm)와 신호대잡음비(SNR), 5초간 평균 속도, 순간속도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다른 화면에서는 이동 동선과 함께 이동하는 동안의 누적 기록으로 5G 동작률과 평균 속도 등을 보여줬다.
5G 품질은 단순히 속도가 빠르다고 해서 좋다고 할 수 없다. 커버리지(도달 범위)가 넓어야 하고, 신호 세기와 동작률이 높아야 하는 등 다양한 지표를 고려해야 한다. 특히 5G는 고주파 대역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동성 확보가 중요한 요소가 된다. 주파수가 높으면 직진성은 강하지만 회절성이 약해 장애물을 우회하기 힘들다. 이로 인해 같은 위치여도 버스 등 주변 환경에 따라 품질이 다르고, 한 발짝만 움직여도 큰 차이가 날 수 있다.
실제로 차량이 조금만 이동해도 속도 등 품질이 달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차량 이동 중 속도가 순간적으로 800Mbps대까지 올랐다가도 금세 200Mbps까지 내려갔다. 외부 환경 요인 등에 따라 심하게는 100Mbps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같은 대로에 있어도 방향에 따라 속도 차이가 나타났다. 예컨대 신논현 사거리에서 이통 3사 5G 속도가 300~400Mbps대를 기록하다 유턴을 하자 높은 통신사는 700Mbps대, 낮은 곳은 30Mbps대를 기록했다.
속도뿐만 아니라 신호 세기·동작률 등의 지표도 계속해서 바뀌었다. 벤치비처럼 고정점에서 측정하면 정확한 결과를 얻기 어려워 보였다.
5G는 고주파를 사용하기 때문에 통신망 구축이 까다롭다. 4G보다 더 많은 장비가 필요하고, 보다 정밀한 기술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최병진 KT 강남네트워크운용본부 팀장은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여러 환경적인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며 "LTE 구축보다 까다롭고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최적화 작업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기지국이 많다고 할지라도 전파가 겹칠 경우 5G 품질이 떨어질 수 있어서다. 최 팀장은 "기지국이 많다고 해서 좋은 게 아니며, 기지국 간 간섭을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며 "안테나마다 전파가 나가는 모양이 달라 이를 고려해 기지국을 설치해야 하며, 각도 등도 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