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회장 HDC아이콘트롤스 지분 29.89%, 개인 최대주주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계열사 HDC아이콘트롤스가 담합 행위로 과징금을 얻어 맞았다. 무엇보다 시민의 안전을 위해 설치하는 지하철 스크린도어 공사에서 이같은 비리가 발생해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HDC아이콘트롤스의 스크린도어 입찰 담합 행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서울과 대구, 광주 지하철 승강장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사업과 인천 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연결철도 스크린도어 설치 사업에서 HDC아이콘트롤스, 현대엘레베이터, 삼중테크 등 10개 회사가 입찰 담합한 것으로 적발하고 과징금 3억9900만 원을 부과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HDC아이콘트롤스는 현대산업개발이 2015년 10월 발주한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연결철도 승강장 안전문 설치공사 입찰'에서 현대엘리베이터와 GS네오텍 등에게 들러리 입찰 참여를 요청했고 사전 투찰 가격도 합의했다.
그 결과 HDC아이콘트롤스가 스크린도어 공사를 낙찰받았다. HDC아이콘트롤스는 들러리 대가로 2016년 1월 현대엘리베이터에 21억4000만 원 규모의 하도급을 주는 계약을 체결했다.
공정위는 HDC아이콘트롤스 등 8개 사업자에게 총 3억99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고 현대엘리베이터와 GS네오텍 등은 검찰에 고발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2012년 8월에도 HDC아이콘트롤스는 같은 방식으로 서울지하철 9호선 스크린도어 설치 공사 입찰을 따낸 바 있다. 당시에도 현대엘리베이터와 GS네오텍이 들러리 역할을 했다. HDC아이콘트롤스는 현대엘리베이터에 하도급을 주기로 한 것으로 밝혀졌다. 공정위는 2017년 11월 관련 업체들을 검찰에 고발하고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했다. HDC아이콘트롤스는 1억3300만 원, 현대엘리베이터와 GS네오텍은 각각 66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HDC아이콘트롤스는 과거에도 담합 행위로 인해 공정위로부터 철퇴를 맞고도 똑같은 비리 행태로 수주를 하고 있어 비난을 받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계열사인 HDC아이콘트롤스에 일감을 몰아주기 위해 담합을 이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고개를 든다. HDC아이콘트롤스는 HDC그룹의 건설IT 계열사로 정몽규 회장이 개인 최대주주(3월 말 기준 29.89%)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크린도어는 사고를 예방하는 장치이지만 고장이 날 경우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설치나 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이런 시설물 설치 공사에 비리가 있어서는 절대 안된다"고 지적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런 불법 담합이 근절되지 않는 것은 처벌이 약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건설산업기본법 95조 제1호를 보면 부당한 이익을 취득하거나 공정한 가격 결정을 방해할 목적으로 입찰자가 서로 공모해 미리 조작한 가격으로 입찰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 원 이하의 벌금형을 내릴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처벌로 인한 손해보다 담합을 통해 가져오는 이익이 크기 때문에 비리가 끊이지 않는 것 같다"며 "법원의 양형 기준이 낮아 과징금을 부과하더라도 담합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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