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정전 사태 이어 철광석값 급등까지 '이중고'

올해 2분기 수익성 회복이 시급한 포스코가 최근 광양제철소 정전 사태에 따른 고로 중단과 철광석값 급등에 고심하고 있다. /더팩트DB

광양제철소 정전으로 40억 원 피해 추산…중국산 저가 제품 공세도 수익성 부담

[더팩트 | 이한림 기자] 조업 정지 위기를 겪고 있는 포스코가 연이은 악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상 초유의 광양제철소 정전 사태가 발생하며 40억 원의 피해가 추산되고 있고, 철강업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최근 두달 새 20달러가 올라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포스코는 정전 사태가 발생한 포스코 광양제철소 인근 지역민과 관계기관에 임직원 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포스코는 "제철소 정전으로 인근 지역민과 관계기관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향후 재발되지 않도록 정전의 원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관계기관 공조로 개선방안을 철저히 수립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가 사과문을 올린 이유는 지난 1일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발생한 정전 사태로 귀결된다. 포스코에 따르면 지난 1일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정전 사태가 발생해 고로 5기 중 4기가 가동이 중단됐다. 석탄을 가열해 고로 공정의 열원으로 쓰이는 코크스 공장 변전소 차단기 수리작업 도중 누전 사고 발생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현재 광양제철소 고로를 비롯한 생산설비를 복구하고 정상 가동에 들어간 상태이다. 다만 누전 사고를 통한 30분 간의 정전은 고로 4기의 하루동안에 가동 중단으로 이어지며 약 5만 톤 가량의 쇳물 생산 감소로 이어졌다. 피해액은 약 4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포스코는 이번 정전 사태로 인한 고로 가동 중지가 슬라브(철강 반제품) 재고가 충분하기 때문에 제품 공급에는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포스코가 최근 고로 브리더 개방에 따른 대기오염물질 무단 배출로 환경 당국과 지자체으로부터 조업 정지 판결을 받고 청문을 요청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정전 사태로 인한 1일 간의 고로 가동 중단이 더욱 뼈아프게 다가올 것으로 전망했다. 지역 시민환경단체의 날선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점도 포스코에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고로의 브리더를 개방해 대기오염물질을 무단으로 배출했다는 지적을 받아 조업 정지 위기에 놓여 있는 포스코가 광양제철소 정전 사태로 곤욕을 치렀다. 사진은 포스코 광양제철소 고로 앞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모습. /포스코 제공

또 다른 악재도 있다. 철강업의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주요 생산국인 브라질과 호주에서 공급 차질이 빚어짐에 따라 급등하고 있어서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브라질 광산업체 발레의 광산 댐 붕괴사태 이후 브라질의 철광석 수출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6월 철광석 수출량은 2219만 톤으로 지난해 3월보다 26% 감소했다. 2월과 비교해도 23% 떨어진다. 지난 4월 발생한 호주 필바라 철광석 대형항구의 사이클론 피해도 글로벌 철광석 생산량을 떨어뜨린 원인이다.

이에 국제 철광석 가격은 급등하고 있다. 4일 한국자원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제 철광석 가격은 지난달 21일 톤당 112.96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4월 5일 91.49달러에서 두 달새 톤당 20달러가 올랐으며 이는 2014년 7월 이후 5년 만에 최고치다.

문제는 철광석 가격이 급등했지만 같은 기간 철강 제품 가격은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중국이 경기부양 목적으로 환경규제를 완화하며 철강 생산량을 대폭 올렸고 저가 철강 제품을 지속적으로 찍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철광석 가격 급등세는 포스코를 포함한 국내 철강업체에게 비상으로 다가온다. 국내 자동차와 조선, 건설 등 수요산업 업황도 좋지 않아 철강제품의 가격 인상을 쉽게 결정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는 고스란히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포스코는 올해 1분기 1조202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9.1% 감소한 상황이다. 수익성 회복이 시급한 시점에서 고로 중단 위기와 정전 사태로 인한 신뢰도 하락,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악재만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브라질·호주 등지에서 사고가 발생하며 철광석 가격이 올랐지만 이 기간 중국의 조강 생산량 증가가 원자재값 상승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며 "여기에 환경당국과 지자체의 포스코 고로 조업 정비 처분까지 확정된다면 수천억 원 대의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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