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이사 후 건강 악화…서울아산병원 입원

최근 소공동으로 거처를 옮긴 이후 건강 상태가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알려진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2일 오후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더팩트 DB

롯데 "신격호 명예회장 입원 '건강검진' 차원, 위급한 상황 아냐"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부친인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건강 상태가 악화하면서 2일 오후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명예회장은 지난달 19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레지던스 49층에서 소공동 롯데호텔로 거처를 옮긴 이후 식사를 잘하지 못하고, 불안 증세를 보이는 등 건강이 악화됐다. 신 명예회장의 건강이 급격히 안 좋아지면서 신 회장은 최근까지도 국내외에서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틈틈이 부친의 건강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명예회장이) 고령인 데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근 식사를 잘하지 못해 링거를 맞은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병원에 입원한 것은 건강검진 차원으로 위급한 상황은 아니다"며 "퇴원 시기는 구체적으로 알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신 명예회장은 지난 1990년부터 지난 2017년 8월까지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 34층을 거처로 사용한 이후 해당 건물이 전면 개보수에 들어가면서 지난해 1월 롯데월드타워로 이사했다.

일각에서는 신 명예회장의 급격한 건강 악화가 그룹 경영권을 두고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촉발한 법정 분쟁에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건강에 대한 우려 속에 신 명예회장이 다시 거주지를 옮긴 데는 신 전 부회장과 벌인 법정 공방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8월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 공사가 마무리되자 신 전 부회장은 신 명예 회장의 거주지를 두고 신 명예회장의 후견을 맡고 있는 사단법인 선 측과 법정 공방을 벌였다.

당시 사단법인 선은 신 명예회장의 건강 상태 등을 이유로 잠실에 머물러야 한다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지만, 지난해 11월 법원 측이 신 전 부회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지난달 거처를 옮기게 됐다. 한 재계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은 최근 한국과 일본에서 자신의 이사직 해임이 부당하다며 벌인 소송전에서도 모두 패소하며 사실상 경영권 분쟁에서 완패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이번 거처 이동으로 신 명예회장의 건강 상태가 위급한 상황으로 이어질 경우 소송 당사자인 신 전 부회장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그룹 창업주인 신 명예회장은 지난 1948년 ㈜롯데라는 이름으로 일본에서 롯데그룹을 창립한 이후 70여년간 경영에 참여해왔다. 이후 지난 2017년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퇴임하면서 일선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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