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오킴스, 2차 소송 다음 주 접수...25일 설명회 40~70대 환자 100여 명 참석
[더팩트ㅣ신사동=정소양 기자] "인보사 투여 후 무릎 통증은 완화되었지만, '종양 유발성'이라는 불안감은 여전하다. 평생을 걱정과 불안감 속에서 살아야 하는 건가.", "지난 1월 주사(인보사)를 맞았다. 이후 통증이 나아지지 않아 계속 강력한 진통제를 처방받고 있다. 무릎에 초음파 검사를 해보니 무릎에 몽글몽글한 게 돌아다니더라. 이게 무엇인지, 너무 불안하다."
2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국블록체인센터에서 열린 '코오롱 인보사 투약환자 민사소송 대응 방안 설명회'에서 인보사 투약 환자들은 극도의 불안함과 분노를 표출했다.
인보사를 맞은 A 씨는 "불안해서 6개월 동안 다른 주사도 맞지 못했다"며 "진통제로 버티다 결국 인공관절 수술을 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환자 B 씨는 "인보사가 아무도 모르는 의약품이 되었다"며 "의사도 이 약에 대해 모른다고 말하는 마당에, 추가적으로 다른 약물치료를 했을 때 어떤 상호작용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갖고 있는 질환이 호전될 수 있는 기회와 향후 치료 기회마저 박탈당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환자들은 '인보사 환자'라는 낙인도 큰 고통을 주고 있다고 토로했다.
인보사를 맞은 C 씨는 "인보사를 맞고도 호전되지 않아 병원을 찾았지만 '인보사 사태'가 터진 후 병원에서는 인보사에 대해 자신도 모르니 더 큰 병원으로 가보라고 했다"며 "그러나 옮긴 병원에서도 진통제 처방 외에는 다른 치료를 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보사 환자 공동소송을 맡은 엄태섭 오킴스 변호사는 "환자들 중에는 3월에 인보사를 맞고 실손보험금 청구를 했지만, 인보사 사태가 터지면서 보험사에서 보험금 지급을 거절당하거나 암보험 가입에서 인보사 투여를 한 전력이 있다는 이유로 보험가입을 거부당한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날 열린 법무법인 오킴스가 주최한 설명회는 코오롱인보사 투약환자에게 코오롱 측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법무법인 오킴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이후 인보사를 투여한 3707여 명 환자 중 700여 명(24일 기준)이 넘는 환자들이 소장을 위임했다. 오킴스는 지난달 28일 환자 244명의 손해배상 민사소송(1차 소송)을 접수했으며, 2차 소송은 다음 주 중 접수할 예정이다.
인보사가 퇴행성 관절염을 위한 유전자 치료제였던 만큼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투약 환자들의 연령은 대부분 40~70대로, 약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엄태섭 변호사는 "인보사 사태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사람은 두말할 것 없이 환자들"이라며 "현재 인보사를 무릎에 주입 받고 평생 제거도 못 하고 살아가야 하는 것은 환자"고 말했다.
식약처, 환자단체 등이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을 상대로 형사소송을 제기했으나, 피해환자 공동소송을 진행하는 곳은 오킴스뿐이다. 약물로 인한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까다롭고, 피해를 증명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인보사의 경우 새로운 '판례'를 만들어야하는 싸움이다.
인보사는 품목 허가를 받은 2017년 11월부터 제품 판매를 시작해 지난 3월 유통·판매가 중단되기 전까지 3707명의 환자에게 투약됐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12년간 임상을 진행한 결과 특별한 부작용이 없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오킴스는 당사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투여된 인보사를 제거하는 데 드는 비용을 적극적 손해로 제시할 방침이다.
엄 변호사는 "인보사를 투약받은 이후 인보사에 의한 구체적인 질병이 있다고 검증할 수 없기 때문에 이번 소송은 '원상회복'을 중점으로 진행할 예정이다"며 "내 의사와는 무관하게 들어온 신장세포를 제거하기 위한 비용을 손해배상액으로 청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시점에서 승소 가능성 예측은 어렵다"면서도 "그러나 환자들의 건강을 담보로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는 코오롱의 책임을 묻기 위한 근거는 충분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