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삼성 '반도체 비전' 속도…"NPU 집중, 인력 2000명 확보"

강인엽 삼성전자 DS부문 시스템 LSI 사업부장(사장)이 18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해 NPU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중구=이성락 기자

삼성전자, 독자 NPU로 '반도체 비전 2030' 달성 가속화

[더팩트ㅣ중구=이성락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신사업 관련 현장 경영을 이어나가며 미래 먹거리 확보 전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오는 2030년까지 신경망처리장치(NPU, Neural Processing Unit) 분야 인력을 2000명 규모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앞서 이 부회장이 제시한 '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위한 경쟁력 강화 차원이다.

삼성전자는 18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열고 인공지능(AI) 시대를 선도할 핵심 기술인 NPU 사업 육성에 본격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에는 강인엽 DS부문 시스템 LSI 사업부장(사장)과 황성우 종합기술원 부원장(부사장), 장덕현 시스템 LSI 사업부 SoC(System on Chip) 개발실장(부사장) 등이 함께했다.

먼저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NPU 분야 인력을 현재 200명에서 2000명, 10배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NPU는 딥러닝 알고리즘 연산에 최적화된 프로세서로, 이번 인력 확대 의지는 '차세대 NPU 기술' 강화를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딥러닝 알고리즘은 수천 개 이상 연산을 동시에 처리하는 병렬 컴퓨팅 기술이 요구되는데, NPU는 이러한 대규모 병렬 연산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어 AI 구현을 위한 핵심 기술로 꼽힌다.

강 사장은 "추가되는 인력은 세계 각 지역에 널리 분포하게 될 것"이라며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고급 인력을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적극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NPU 분야에 인력을 대규모로 늘리려는 건 기술적인 중요도뿐만 아니라 목표인 '반도체 비전 2030' 달성에 박차를 가하기 위함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4월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2030년까지 133조 원을 투자해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선포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비전 2030 선포 이후 투자 계획을 추진하면서 세계 수준의 우수 인재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부회장 역시 이를 직접 챙기며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는 중이다.

삼성전자는 AI 시대를 선도할 핵심 기술로 NPU를 선정, 집중 육성해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글로벌 1위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사진은 지난 4월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 무대에 오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시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종합기술원 몬트리올 AI랩을 딥러닝 전문 연구기관인 캐나다 밀라연구소로 확장 이전했다. 세계적 석학인 요슈아 벤지오 교수를 주축으로 몬트리올대, 맥길대 연구진 등과 협업하고 있다. 2017년부터는 뉴럴프로세싱연구센터를 통해 국내 대학들과도 AI 관련 공동 연구를 진행하면서 미래 인재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연구 기관 및 국내 대학들과의 협력을 지속하면서, 인재 핵심 발굴 등에도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NPU 선행 연구와 제품 개발은 시스템LSI와 종합기술원이 함께 진행하고 있다. 그 첫 결과물은 지난해 공개된 모바일 SoC 안에 독자 NPU를 탑재한 '엑시노스 9(9820)'이었다. 이 제품은 기존 클라우드 서버와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수행하던 AI 연산 작업을 모바일 기기가 자체적으로 할 수 있도록 '온 디바이스 AI'를 구현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전장용 NPU 개발도 완료했으며, 3세대 NPU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나아가 모바일부터 전장, 데이터센터, 사물인터넷(IoT) 등까지 IT 전 분야로 NPU 탑재를 확대할 계획이다.

장 부사장은 "NPU가 탑재된 SoC 시장은 현재 43억 달러(약 5조946억 원)에서 2030년 343억 달러(약 40조6386억 원) 수준으로 연평균 52% 고성장이 전망된다"며 "이는 스마트폰과 자동차, 데이터센터, IoT 등에서도 AI 전용 반도체 채용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비중이 큰 모바일용 플래그십 SoC 제품을 중심으로 NPU 탑재를 순차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 NPU를 탑재한 차량용 SoC 제품 개발에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데이터센터의 빅데이터 처리 성능을 높일 수 있는 딥러닝 전용 NPU를 개발해 AI 연산을 강화하는 등 활용 범위를 넓혀나갈 방침이다.

강 사장은 "NPU 사업 강화를 통해 앞으로 다가올 AI 시대에서 주도권을 잡겠다. 향후 글로벌 기관들과의 협력, 핵심 인재 영입 등으로 한 차원 더 진화된 혁신적인 프로세서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M&A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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