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IR·자사주 매입 연이어…M&A 전략이 관건
[더팩트|이지선 기자]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주가 부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해외투자자를 모으기 위해 직접 IR에 나서는가하면 자사주도 꾸준히 매입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결론적으로 주가 부양을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비은행 강화가 실현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11일 오전 11시 기준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1만3900원대에서 등락을 오가고 있다. 이는 변경 재상장하기 전 우리은행의 주가보다 낮은 수준으로, 올해 들어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우리은행 주가는 역대 최고 실적 등에 힘입어 1만6000원대까지 오르기도 하는 등 좋은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지주사 전환 이후 우리금융지주로 변경 재상장한 2월 이후부터는 1만3000원대 후반에서 1만4000원 수준에서 답보상태에 빠졌다.
김한이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러한 초과 하락 흐름의 이유로 우리금융지주가 지주사 전환 이후 수익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전년도 일회성 이익의 역기저로 인해 올해 순이익이 7.8%, 자기자본 대비이익률(ROE)이 0.7%포인트 하락하는 등 하락 폭이 업종 내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또한 "표준등급법이 적용돼 지주 자본 비율이 규제비율 수준으로 하락했고 이에 따라 규모가 있는 인수합병 전략에 무리가 있고 회사가 계획하는 우리카드 자회사 편입 등으로 인한 오버행 발생 우려가 부진한 주가 흐름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손 회장은 지난달 해외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출장길에 올랐다. 지난달 19일부터 3박4일간 도쿄와 홍콩 지역에서 해외 IR(투자설명회)을 마치고 돌아온 이후 우리금융지주 외국인 투자 지분율은 지난 4일 처음으로 30%를 돌파하기도 했다.
손 회장은 또한 자사주 매입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지난 2월과 3월에 5000주 씩 매입한 이후 5월에도 두차례나 주식을 매입해 총 5만8127주를 보유하게 됐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손 자사주 매입은 기존 투자자들과의 스킨십을 유지하고 신규 투자확보에도 공을 들여 CEO로서 적극적인 주가 관리와 책임경영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우리금융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비은행 라인업 강화와 그를 위한 내부등급법 승인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성용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주사 전환 이후 우리금융지주는 표준등급법 활용으로 보통주자본비율이 낮게 산출되는 상황"이라며 "아직 채우지 못한 비은행 라인업을 채워가는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자산운용사, 카드사, 캐피탈 등 은행 외 자회사 추가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금융지주의 손익에 영향을 미칠 대형 M&A는 아니지만 여러 건의 M&A 및 지분투자 결과가 모이면 향후 재무적 성과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금융 또한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4월 동양자산운용과 ABL자산운용 인수 계약을 완료했고, 부동산신탁사인 국제자산신탁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롯데카드 인수에 MBK파트너스와 함께 참여하기도 했다. 직접적으로 롯데카드를 인수한 것은 아니지만 향후 지분율을 높이거나 최종 인수를 할 여지도 남아있다. 손 회장은 연내 우리카드를 현재 손자회사에서 지주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현재 우리금융은 가능한 수준 내에서 자산운용사 인수, 부동산신탁사 인수 추진 등 비은행 강화 전략을 착실히 수행하고 있다"며 "연내 카드·종금사 자회사 전환을 마치면 오버행 이슈 등이 해결돼 주가도 오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