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 日 '라쿠텐' 입점 선제 대응…랄라블라·롭스는 '검토 중'
[더팩트|이민주 기자] K-뷰티(한국 미용산업) 열풍으로 한국 화장품에 대한 '역직구'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이에 대응하는 H&B(헬스앤뷰티) 스토어 업계의 대응이 갈리는 모습이다. 업계 독보적인 1위인 '올리브영'은 일본 전자상거래 업체와 손잡고 일본 역직구 시장 공략에 나서는 등 선제 대응에 나선 상황. 반면 2, 3위 업체인 '랄라블라'와 '롭스'는 검토 중이라고 밝혔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국내 시장 유지도 벅찬 모습이다.
국세청이 지난 2월 발표한 '전자상거래 수출입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상거래 수출(역직구)' 건수는 961만 건이었으며 규모는 32억5300달러(한화 약 3조8097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 해와 비교해 건수와 규모에서 각각 36%, 25% 증가한 수치다.
나라별로 살펴보면 일본의 점유율이 꾸준히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화장품·의류가 건수 기준 전체의 69%, 규모 기준 전체의 55.7%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화장품 역직구 건수는 직전해에 비해 43% 증가했다. 국세청은 이러한 '역직구' 증가 원인을 세계적인 한류 열풍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유통업계도 역직구 수요 증가를 체감하는 모습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K-뷰티에 대한 인지도와 수요가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며 "한국으로 여행을 왔다가 한국 화장품을 사서 돌아간 외국인이 고국에서 이를 다시 '역직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고, SNS나 유튜브 등 여러 콘텐츠를 통해 한국 화장품에 대해 접한 외국인들이 이를 '역직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에 맞춰 H&B 스토어 업계 1위인 올리브영은 역직구 시장 선제공략에 나섰다. 지난달 29일 올리브영은 일본 전자상거래 플랫폼 '라쿠텐'에 'K뷰티 전문관(올리브영관)'을 오픈한다고 밝혔다. 국내 H&B 스토어 업체가 일본 온라인 쇼핑몰에 숍인숍(shop-in-shop) 형태로 들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에서 인기 있는 색조 및 기초 화장품과 마스크팩을 주요 상품군으로 잡았다.
CJ올리브네트웍스 관계자는 <더팩트>에 "아이돌 커버 메이크업 등이 유튜브 등으로 해외에 많이 알려지면서 해외 역직구 시장이 성장하고 있고 수요가 지속적인 편"이라며 "특히 일본은 '한국식 얼짱 화장법'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K-뷰티 열풍이 거세다. 이에 일본 전자상거래 1위 플랫폼을 활용해 일본 역직구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각각 업계 2, 3위 업체인 GS리테일의 H&B 스토어 '랄라블라'와 롯데쇼핑의 '롭스'는 높아진 역직구 수요를 인정하면서도 해외 진출에 대해서는 '검토 중'이라고만 했다. 이들은 국내에 집중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해외 역직구 수요가 늘어나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아무래도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다 보니 한국 화장품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는 추세"라면서도 "해외 역직구 진출 등에 대해 검토 중이지만 롭스는 국내 수용력을 늘리는 게 우선이라고 보고 있다. 언제 진출한다고 말하기는 힘든 시점"이라고 말했다. GS리테일 관계자도 "현재는 국내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하려 한다"며 "해외 수요에 대한 대응 방법은 검토 중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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