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먹거리 찾아 나설 계획…업계 '시장 불황' 방증
[더팩트 | 신지훈 기자] 새 먹거리 찾기에 나선 GS홈쇼핑이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하고 나섰다. 현재까지 약 500여 개 스타트업에 3000억 원을 투자했다. 스타트업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려는 전략을 내세웠다. 이 같은 행보가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그만큼 국내 유통시장이 어렵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GS홈쇼핑은 지난 29일 베트남에서 숙박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현지 스타트업 '럭스테이(LUXSTAY)'에 120만 달러(한화 약 14억3000만 원)를 직접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1월 베트남 e커머스 스타트업인 '르플레어(Leflair)'에 투자한 이후 두 번째로 단행한 베트남 직접 투자다. GS홈쇼핑은 르플레어에 300만 달러(한화 약 34억 원)를 투자했다. 르플레어는 베트남 중산층을 대상으로 해외 중고급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유통 스타트업이다.
GS홈쇼핑은 또 지난해 11월 글로벌 벤처캐피털(VC)인 '500스타트업'과 1400만 달러(한화 약 158억 원) 규모의 '500스타트업 베트남 펀드'를 조성한데 이어, 베트남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더 사올라 엑셀레이터' 프로그램을 공동 운영 중이다. GS홈쇼핑은 올해 6월부터 진행될 1기 프로그램에 참여할 7개 스타트업 선발을 완료했다. 3개월 동안 본격적인 교육과 멘토링 과정을 거쳐 9월 데모데이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GS홈쇼핑이 지난 2013년부터 베트남 스타트업 투자를 포함해 직접 투자한 벤처 기업은 총 23곳, 투자금액은 약 3000억 원에 달한다. 간접투자까지 포함하면 투자한 벤처 기업 수만 500여 곳에 이른다. 국내는 물론 중국, 동남아시아, 중동, 북미 등의 벤처 기업에 투자했다.
GS홈쇼핑 측은 베트남 스타트업들의 성장성이 높다고 보고 앞으로도 집중 투자를 이어나가 100여 개의 포트폴리오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지속적인 스타트업 투자가 홈쇼핑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최근 투자를 단행한 '럭스테이'와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연동을 통해 GS샵 내 여행 카테고리에서 베트남 숙박 상품을 확대하고, 투자사와의 협력을 통해 국내외 여행객 수요 창출에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또 르플레어는 베트남 이커머스 시장 진출에 교두보로 삼겠다는 목표다.
박영훈 GS홈쇼핑 미래사업본부 전무는 "선진 기술을 기반으로 한 베트남 스타트업들의 성장을 기대한다"며 "GS홈쇼핑은 단순 자금을 투자하는 게 아닌 신규 투자사와 기존 투자사간 네트워크 강화, 협업을 꾀해 함께 성장하는 에코시스템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GS홈쇼핑의 최근 행보가 침체기로 돌아선 국내 유통시장의 어두운 행보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유통시장이 부진한 가운데 국내외 스타트업에 직·간접적인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리스크가 존재하는 스타트업 투자가 확실한 타개책은 아니라고 내다봤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 시장이 많이 어려운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유통 기업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나서고 있다. 유통 기업들이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이들의 육성에 열을 올리는 것도 그 이유다. GS홈쇼핑 외에도 롯데, CJ 등 유통 기업들이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유통 기업들이 스타트업에 투자해 이들과 기존 사업의 시너지를 내거나 활로를 개척해 나가면 금상첨화겠지만, 스타트업 투자도 리스크는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현 상황을 타개할 확실한 먹거리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gamja@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