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5G 통신장비 점유율 37% 화웨이 제치고 1위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삼성전자가 글로벌 5G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 미중 무역 전쟁 등 대내외 요소들이 일부 반영된 것 외에도 업계 관계자들은 이동통신과 인공지능(AI), 시스템 반도체 등과 더불어 미래 핵심 신성장 산업으로 5G를 낙점, 해당 분야 세계 1위를 목표로 제시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현장 경영'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30일 삼성전자와 미국 IT시장조사업체 델오로 보고서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5G 통신장비 매출 점유율 37%를 기록했다. 화웨이는 28%로 2위를 차지했고, 에릭슨(27%), 노키아(8%)가 뒤를 이었다.
통신장비 분야에서 삼성전자가 최근 1년 새 보여준 성장세는 매우 가파르다. 같은 기관에서 조사한 지난해 연간 전체 통신장비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6.6%로 화웨이(31%)와 에릭슨(29.2%), 노키아(23.3%), ZTE(7.4%)에 뒤처졌다. 같은 기간 시장조사업체 IHS마켓이 시행한 조사에서도 삼성전자의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은 5%대로 화웨이(31%)와 에릭슨(27%), 노키아(22%) 등 글로벌 경쟁사들과 비교해 그 격차가 매우 컸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이 같은 가파른 성장세의 배경으로 이 부회장의 추진 중인 '미래 신성장 산업 집중 육성 전략'을 꼽는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대대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주문한 이후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5G 분야에서는 그 어느때보다 활발한 현장 경영에 나서며 '영업맨'으로서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차세대 5G 네트워크 통신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에 참석한 데 이어 2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를 방문해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부다비 왕세제 등 주요 인사와 만나 5G 통신 등 IT 분야 협력 방안에 관해 논의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16일에는 일본 통신업계 1, 2위 업체인 NTT 도코모와 KDDI 본사를 잇달아 방문해 각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오는 2020년 일본 5G 시대 개막에 대비해 5G 조기 확산과 서비스 안착을 위한 상호 협력 방안에 관해 논의하는 등 글로벌 5G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여기에 미중 무역 갈등으로 촉발한 '화웨이 패싱'이 확산하고 있는 것 역시 삼성전자에 호재가 될 것이란 전망이 더해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는 삼성전자에 호재가 될 수밖에 없다"며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화웨이 제재에 동참하는 분위기가 확산할수록 기술력에서 우위에 있는 업체들의 점유율이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단순히 화웨이 기피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는 점 외에도 이 부회장이 미래 신성장 산업 육성을 위해 해외 사업 전면에 나서고 있다는 점 역시 눈여겨 봐야 한다"며 "이미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삼성전자의 최고의사결정권자가 글로벌 파트너들과 적극적으로 스킨십에 나서는 것 만으르도 글로벌 비즈니스의 핵심인 '대외 신뢰도'를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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