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유석진 코오롱 사장, 인보사 질문에 취재진 밀어내며 줄행랑

유석진 코오롱 사장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중견그룹 전문 경영진 간의 정책간담회를 마친 뒤 대한상공회의소 건물을 황급히 빠져나가고 있다. /이성락 기자

'누구의 책임인가' 이웅렬 전 회장 이어 유석진 사장도 '인보사 이슈' 회피

[더팩트ㅣ대한상공회의소=이성락 기자]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사태와 관련해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의 '책임 회피'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이 전 회장을 대신해 현재 지주사 경영을 이끌고 있는 유석진 코오롱 사장 또한 이번 사태에 대해 입을 굳게 닫았다.

유석진 사장은 23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에서 열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중견그룹 전문 경영진 간의 정책간담회'에 참석했다. 그는 간담회를 마치고 <더팩트> 취재진과 만나 "인보사 사태와 관련해 회사 차원의 대응은 없느냐"는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이날 유석진 사장은 환자 지원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도 아무런 의견을 내지 않았다. 이후 "이번 사태와 관련해 경영진으로써 책임을 통감하느냐"는 질문을 듣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취재진을 팔로 밀어낸 뒤 대한상의 건물을 빠르게 빠져나갔다.

유석진 사장은 10년 넘게 코오롱에 몸담으면서 이웅열 전 회장과 공동대표로 그룹을 이끌었다. 대표이사 취임 전인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코오롱 전략기획실장을 맡아 그룹 내 소통과 의견 조율을 담당한 인물이다. 지난해 이 전 회장이 퇴임을 선언한 뒤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 단독 대표이사 체제를 구축하고 새롭게 신설된 '원앤온리위원회' 위원장을 겸임하면서 지주회사 및 그룹 컨트롤타워의 중심을 맡고 있다.

현재 인보사 사태가 갈수록 확산되면서 당시 회장직에 있었던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에 대한 책임론이 거론되고 있다. /이성락 기자

인보사는 사람 연골세포(HC)가 담긴 1액과 연골세포성장인자(TGF-β1)를 도입한 형질전환세포(TC)가 담긴 2액으로 구성된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주사액이다. 코오롱티슈진이 개발하고 2017년 코오롱생명과학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국내 첫 유전자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최근 2액의 형질전환세포가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293유래세포)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효과를 기대하며 주사제를 투여한 환자는 약 3700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1회 시술 비용은 700만~800만 원에 달한다. 시민단체는 인보사를 둘러싼 위해성 논란이 일자 코오롱을 검찰에 고발했다. 시민단체는 또 환자에 대한 실질적 지원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현재 인보사 사태와 관련해 직접적으로 책임을 따져 물을 인물로는 이웅열 전 회장이 꼽힌다. 인보사 판매 허가를 받을 당시 회장 자리에서 모든 과정을 진두지휘했기 때문이다. 이웅렬 전 회장은 아직 코오롱 지분 49%를 보유, 최대주주로 남아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5일 이웅열 전 회장이 회장직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그룹 최대주주로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그를 동일인(총수)으로 유지했다.

시민단체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대상에도 이웅열 전 회장이 포함됐다. 하지만 이웅열 전 회장은 인보사 사태에 대해 입을 굳게 다물며 수습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날 이웅열 전 회장 퇴진 이후 단독 대표이사로 올라선 유석진 사장마저 인보사 이슈에 대해 회피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서 코오롱을 둘러싼 '무책임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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