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세아그룹, 이례적 해외 지주사 설립 배경은?

세아그룹이 지난해 세아제강 해외법인을 총괄하는 중간 지주사 세아스틸인터내셔널을 설립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더팩트 DB

세아제강 해외법인 총괄 지주사 설립…세아그룹 "해외 법인 지원 강화할 것"

[더팩트 | 이한림 기자] 지난해 지주사 체제로 지배구조를 재편한 세아그룹이 이례적으로 해외법인까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세아그룹은 지난해 해외법인 지주사인 세아스틸인터내셔널을 설립해 그룹 강관 부문을 맡는 세아제강의 해외의 생산·판매 법인을 지배하도록 편제했다. 세아스틸인터내셔널 설립 사실은 지난 15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기업집단 현황에서 세아그룹의 자산총액(9조4000억 원)이 공개돼 처음 드러났다.

이에 따라 세아그룹은 세아홀딩스, 세아제강지주, 세아스틸인터내셔널 등 총 3개의 지주사를 보유하게 됐다. 이중 세아스틸인터내셔널은 세아제강지주의 중간 지주사 격에 해당한다. 세아홀딩스는 그룹 내 특수강 부문을, 세아제강지주는 세아제강 등 강관 부문을, 세아스틸인터내셔널은 세아제강의 해외법인을 지배하는 구조다.

세아그룹은 선대 회장인 고 이운형 회장 장남 이태성 부사장이 그룹 내 특수강 부문 지주사인 세아홀딩스를 이끌고 있다. 이순형 현 세아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주성 세아제강 부사장은 강관 부문 제조사인 세아제강과 지주사 세아제강지주를 맡고 있다. 여기에 세아제강 해외법인을 지배하는 세아스틸인터내셔널도 이주성 부사장의 경영 울타리 안에 포함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세아제강의 해외법인 지주사 전환이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보고 있다. 철강사가 해외법인을 둘 때 지주사가 아닌 한 회사에서 종속 자회사를 꾸려 운영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아그룹은 세아제강 국내법인을 연결대상 세아제강지주의 종속회사로 편입시키고, 해외 법인들은 별도로 지배하는 세아스틸인터내셔널을 만들어 지배구조를 구체화하는 방법을 택했다.

세아제강은 해외법인을 총괄하는 중간 지주사 세아스틸인터내셔널을 통해 해외법인의 독자적인 경영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세아제강 미국 현지 생산법인인 SSUSA 모습 /세아제강 제공

이로 인해 세아제강 베트남 법인, 미국 법인, 일본 법인 등 해외법인 10개가 세아스틸인터내셔널 산하로 편제됐다. 세아그룹은 세아스틸인터내셔널을 통해 해외법인 관리 효율성을 높이고 독자 경영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지주사를 통해 법인 간 균형성장을 이루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실제로 세아제강에 따르면 지난해 세아제강의 미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법인은 전년대비 매출이 늘었지만 일본과 아랍에미리트(UAE) 법인의 같은기간 하향세를 보이는 등 불균형 성장을 이뤄 왔다. 지난해 말 기준 세아스틸인터내셔널의 자산총액은 4934억 원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해외법인 지주사 설립은 그룹 내 강관 부문을 맡고 있는 이주성 세아제강 부사장에 힘이 실린 것으로 보고 있다. 세아제강지주와 세아제강을 포함해 세아제강의 해외법인을 지배하는 세아스틸인터내셔널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한편 세아그룹은 지난해부터 추진한 지주사 전환을 해외법인 지주사 체제까지 갖추며 마무리한 만큼 올해 2분기부터 지주사를 중심으로 수익성 제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지주사 전환 이후 자산은 1년 새 9000억 원가량 늘어 재계 순위 30위 권 내에도 진입한 상황이다.

세아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경영을 관리하는 세아스틸인터내셔널을 통해 세아제강지주의 지배구조를 강화하고 세아제강 해외법인의 독자적인 경영을 지원할 방침이다"며 "미국과 베트남 법인뿐 아니라 일본 법인도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고, 올해 미국과 베트남 등에서 신규 라인이 자리를 잡는다면 수익성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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