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B 닮은 외관, 미국 현지 인기몰이
[더팩트ㅣ성수동=정소양 기자] 미국 전자담배 1위 업체인 쥴 랩스가 담배업계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폐쇄형 시스템(CSV) 액상전자담배 '쥴(JULL)'이 아시아 지역에선 최초로 한국에 출시되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보다 적은 니코틴 함량, 강화된 보건복지부 금연 대책 등으로 인해 '쥴'의 한국 성공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쥴 랩스의 한국법인 쥴 랩스 코리아는 22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한국 시장 진출을 알리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쥴 랩스 설립자 겸 최고제품책임자(CPO) 제임스 몬시스는 "쥴은 일반 담배 대안을 찾는 국내 성인 흡연자를 위해 개발됐다"며 "이번 한국 진출을 통해 900만 명 한국 성인 흡연자들에게 일반 담배의 진정한 대안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2015년 출시된 '쥴'은 미국 전자담배 점유율 70%를 차지하는 등 빠른 시간 내 미국 전자담배 시장을 장악했다. '쥴'은 현재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 영국, 스페인, 프랑스,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이스라엘, 러시아 등지에서 판매 중이다. 한국은 오는 24일부터 국내 편의점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추후 면세점으로 판매처를 늘릴 계획이다.
◆담배 같지 않은 담배...흡연자 대안?
쥴은 USB 같은 예쁜 디자인과 휴대하기 쉽고 냄새도 나지 않아 미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전략으로 내세운 '담배 같지 않은 담배'가 시장의 호응을 얻은 것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설립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 아담 보웬은 "쥴을 개발할 때 '(일반) 담배 같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두고 제품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설립자 겸 최고제품책임자인 제임스 몬시스 역시 "쥴은 일반 담배와 전혀 닮지 않았고 담배 맛도 나지 않는다"며 "혁신을 통해 일반 담배로 야기되는 심각한 건강 문제, 간접흡연 피해 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직접 본 '쥴'은 '담배'를 떠올리기 힘든 모습이었다. '쥴'의 디자인은 깔끔하고 심플했다. 별도 버튼이나 스위치도 없었다. 사용성 역시 디자인만큼 단순했다. 본체와 니코틴 카트리지인 '팟(POD)'으로 구성돼 있고, 열선이 팟 내부에 위치해 팟을 다 사용하고 나면 별도 조치 없이 교체해 사용하면 된다.
쥴 랩스 측은 "궐련형 전자담배와 달리 예열없이 바로 흡연할 수 있고 별도 기기 청소도 필요없다. 여기에 고유의 온도 조절 시스템을 작동해 성인 흡연자들에게 일반 담배와 유사한 수준의 만족감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팟 하나로 약 200회까지 흡입할 수 있다. 팟 1개는 1갑 분량이다. 본체를 완전히 충전하기까지 약 1시간 정도 걸린다. 팟 포장엔 국내 법규에 따라 경고 문구와 이미지가 삽입된다.
◆ 美 돌풍 '쥴', 한국에선 "글쎄"
'쥴'의 성공적인 한국시장 안착 여부에 대해선 업계 의견이 엇갈린다. 제품 디자인과 구성은 해외와 거의 동일하지만, 팟의 농도가 국내법에 맞춰 낮췄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팟 니코틴 함량이 1.7%, 3%, 5% 세 가지다. 그러나 국내에선 유해물질 관련법에 따라 니코틴 함량을 1% 미만으로 낮췄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니코틴 함량을 줄일 경우 쥴의 가장 큰 장점인 일반 담배를 피웠을 때와 유사한 타격감(마실 때 느낌)과 연무량(뱉을 때 느낌)이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보건복지부는 지난 21일 '흡연을 조장하는 환경 근절을 위한 금연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은 우리나라 흡연율 감소를 위해 정부가 오랜 기간 준비한 종합계획으로, △담뱃갑 경고그림 면적 확대 △광고 없는 표준담뱃갑 도입 △실내흡연 단계적 금지 등 추진 내용을 담고 있다. 전자담배도 예외가 아니다. 복지부는 이를 통해 "38%인 성인 남성 흡연율을 늦어도 오는 2025년까지는 20%대로 떨어뜨리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승재 쥴 랩스 코리아 대표는 "한국 보건 당국의 규제를 존중하고 철저히 준수하겠다"며 "책임 있는 사회 기업으로서 모든 활동은 규제 안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