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삼성전자, 속앓이한 '국민주 1년'…주가 향방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5월 4일 50대 1 액면분할을 진행했지만, 1년이 지난 현재까지 주가는 14.5%가량 떨어졌다. /더팩트 DB

삼성전자, 액면분할 후 1년 새 주가 14.5% 하락

[더팩트ㅣ서민지 기자] 삼성전자가 액면분할로 '황제주'에서 '국민주'로 전환한 지 1년이 지났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하락세를 이어가며 5만 원대를 회복하지 못하는 등 액면분할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하반기 주가 반등을 두고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린다.

삼성전자 주가는 7일 오전 11시 22분 현재 전장보다 450원(0.99%) 내린 4만4850원에 거래되고 있다. 4만5000원선을 지키지 못한 채 주춤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4일 '50대 1' 액면분할을 거쳐 거래를 재개했다. 액면분할을 통해 260만 원대였던 주가는 5만300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액면분할을 실시한 이후 1년간 주가는 5만3000원에서 4만5300원(5월 3일)으로 14.5%나 떨어졌다.

삼성전자 주가는 거래재개 첫날부터 2.08% 하락한 5만1900원을 기록했고, 이후 하락 곡선을 그려나갔다. 액면분할을 진행한 지 한 달이 지난 지난해 6월부터 현재까지 5만 원선에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주식시장에서 '액면분할=주가 상승'은 공식처럼 받아들여졌다. 삼성전자의 액면분할을 두고도 수급 개선으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실제 액면분할 실시 직후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는 증가했다.

하지만 외국인이나 기업 투자자는 액면분할이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에 영향이 없다는 의견을 유지하며 오히려 매도하는 경향을 보였다. 액면분할 직후 공매도가 밀려오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 주가가 하반기 회복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실적 개선이 장기화되면서 주가 반등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더팩트 DB

특히 업황 부진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D램과 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 둔화와 가격 하락이 겹치면서 글로벌 반도체 업황이 하강 국면에 접어든 탓이다.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13.5% 감소한 52조3855억 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0.2% 줄어든 6조2333억 원으로 영업이익의 경우 10분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주가도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부터 전 사업 부문에 걸쳐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돼 현 시점에서 매수 전략은 유효하다"면서 "비메모리 사업에 대한 투자가 확대돼 향후 1~2년 사이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경우 추가적인 밸류에이션 리레이팅도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하반기에는 메모리 가격 하락에 따른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의 수요 회복과 하이퍼스케일러의 설비투자 회복으로 D램 및 낸드 수요가 회복할 것"이라며 "공급업체의 생산량 조절을 통한 공급증가율 둔화로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실적 부진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나와 주가 반등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막대한 재고 부담 속 판매가 우선인 상황과 추가 판가 하락은 불가피해 보여 향후 마찰적 판가 하락은 내년 2분기까지 장기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디스플레이 실적 개선에도 라인업 조정비용과 BOM(부품원가) 부담으로 수익성이 저하된 스마트폰 사업부의 제한적 개선이 발생할 것"이라며 "분기 영업이익은 내년 상반기까지 부진한 수준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jisse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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