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한주 밀린 공정위 동일인 지정…올해 '새내기 총수' 누구

2일 공정위에 따르면 5조 원 이상 대기업 대상 기업 집단 및 동일인(총수) 지정은 다음 주쯤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새로운 총수 명단에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왼쪽부터)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한진·LG·두산그룹 제공

지난해 이어 올해도 '새내기 총수' 늘어날 듯…금호·코오롱·현대차는 불확실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동일인(총수) 지정 결과에 재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1년간 국내 주요 그룹의 경영 상황이 급격하게 변화함에 따라 '새내기 총수'들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일 공정위에 따르면 5조 원 이상 대기업 대상 '기업 집단 및 동일인 지정'은 다음 주쯤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는 매년 5월 1일 해당 지정 현황을 발표해왔지만, 올해는 발표를 앞두고 고(故) 조양호 회장이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연기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한진그룹 내부 사정상 발표 연기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현재 한진그룹 측과 상황을 정리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고, 동일인 지정 관련 한진그룹 측 내용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발표를 앞둔 기업 집단 현황은 공정거래법에 따라 정부가 공식 인증한 한국의 '대기업 명단'을 말한다. 마찬가지로 동일인은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총수로, 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기업인이다.

동일인 변경 여부는 매년 5월이 되면 재계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다. 시장지배력 남용,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 규제하는 '기준점'이 되기에 그룹 입장에서는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총수가 바뀌면 친족과 계열사 등 그룹 범위도 달라질 수 있다. 동일인은 경영, 주식 소유, 임원 구성 등 회사 현황 관련 자료를 공정위에 제출해야 하는 책임을 진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역시 '새내기 총수'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1년간 기존 그룹 총수의 별세 또는 경영 퇴진 등 변수가 많아서다. 지난해에는 국내 주요 그룹 인사 중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총수 반열에 올랐다. 이전까지 이건희 삼성 회장과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이 총수 자리에 있었다.

지난해부터 사실상 그룹 경영을 이끌고 있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에 대한 동일인 지정 여부는 불확실하다. /남용희 기자

올해는 변경 사유가 생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외에도 구광모 LG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될 전망이다. 구광모 회장은 부친 고 구본무 회장이 타계하자 지난해 6월 지주사인 LG의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했다. 박정원 회장의 경우에도 기존 동일인이었던 박용곤 명예회장이 별세함에 따라 신규 동일인 명단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기존 총수인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퇴진을 선언하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대한 동일인 지정을 놓고도 말이 많다. 현재로선 박삼구 전 회장의 장남인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거론된다. 박삼구 전 회장은 경영 실패와 아시아나항공 회계 감사 한정 의견 사태의 책임을 지고 지난 3월 물러났다.

이와 함께 "새롭게 창업의 길을 가겠다"며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퇴진하면서 코오롱의 동일인도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금호와 코오롱이 동일인 변경을 신청하지 않았고, 총수 지분 변동이 없어 새로운 동일인 지정은 올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에 대한 동일인 지정 여부는 더욱 불확실하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지난해부터 사실상 그룹 경영을 책임지고 있지만,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회사 의사결정에 완전히 손을 뗐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몽구 회장의 건강에 큰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재계는 건강이 크게 악화되는 등 사실상 회사 지배력이 없다고 판단되지 않는다면, 총수 생전 동일인 변경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공정위의 판단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동일인 변경을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동일인 지정은 주식 지분과 경영에 관련된 실질적 지배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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