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10만 명당 환산해도 5대 은행 중 KB 1위…손보는 상위4사 중 DB 톱
[더팩트|이지선 기자] 금융권에 대한 소비자 민원이 전반적으로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은행권에서 가장 민원 건수가 많았던 은행은 KB국민은행이었다. 회사별 영업 규모 차이를 고려해 추산한 고객 10만 명당 환산한 건수도 4.8건으로 고객이 많은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민원이 많았다.
29일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금융 민원 및 상담 동향을 발표했다. 지난해 금융권에 제기된 총 민원 건수는 8만3097건으로 전년 대비 8.8% 증가했고 은행권에서는 전년 대비 5.8%가 증가했다.
은행권에 제기된 민원은 중도금 대출 금리 과다(725건)나 대출금리 산정(247건) 등에 관련된 사항이 많았다. 유형별로는 여신(30.7%)과 예·적금(15.4%)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총 민원 건수를 보면 KB국민은행이 1512건으로 가장 많다. 이어 농협은행에 1250건, 신한은행에 1026건, 우리은행에 1024건, 하나은행에 833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고객 수가 약 3130만 명으로 전 국민이 이용하고 있는 은행인 만큼 민원 수가 많이 집계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객 수나 영업 규모 등을 고려해 환산한 민원 건수는 수협은행이 10만 명당 8.8건으로 가장 많았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단순 질의성 민원까지 포함된 수치로 이를 빼면 실제 민원은 109건에 불과하다"며 "심의 과정 중인 민원을 고려할 때 민원건수가 전체 은행의 2% 미만으로 사실 자료에 포함될 수준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고객이 많은 5대 은행을 중심으로 본 환산 건수도 KB국민은행이 10만 명당 4.8건으로 가장 많다. 이어 우리은행이 4.4건, 하나은행이 4.1건, 농협과 신한은행이 4.0건 순이다.
또한 보험업계의 민원도 일제히 늘었다. 생명보험업계의 민원 건수는 2만1507건으로 전년 대비 18.8% 증가했다. 생명보험사 중에서도 고객이 가장 많은 삼성생명이 4294건으로 가장 많았다. 고객수가 다른 보험사에 비해 크게 많기는 하지만 상위권 3사(삼성·한화·교보생명)의 10만 건당 환산한 민원 건수를 비교해도 23.1건으로 가장 높았다.
손해보험업계 민원은 2만9816건으로 전년 대비 0.6% 늘었다. 민원이 가장 많은 곳은 5852건의 삼성화재였지만 10만 건당 환산 비중을 따지면 MG손보가 54.2건으로 가장 높았다. 다만 점유율 상위권 4개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 중에서는 DB손보의 환산건수가 27.6건으로 가장 높았다.
금감원은 앞으로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민원 쏠림 현상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특정 유형의 민원이 집중 발생하면 소비자 경보를 발령해 피해 확산을 조기에 방지하겠다"며 "유형별 민원 공개 주기 및 내용을 확대해 유사민원 증가도 억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사마다 사업 규모나 고객 수가 달라 10만 건 당 환산한 건수로 비교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다만 규모가 너무 차이가 나는 회사와는 환산건수도 큰 의미가 없고, 규모가 비슷한 회사들끼리 비교했을때 민원 발생 건수가 높다면 규모를 고려해도 불명예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