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자산운용사, '기회의 땅' 베트남 진출 사활 거는 이유는

국내 증권사·자산운용사가 기회의 땅 베트남 현지 시장 선점을 위해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AP.뉴시스

금융투자업계, 너도나도 베트남 투자 '러시'

[더팩트ㅣ지예은 기자] 국내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가 높은 경제 성장 가능성에 '기회의 땅'이라고 불리는 베트남에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가 외국자본 유치를 위해 대대적인 정책 개편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베트남행(行)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가 베트남 대표기업에 대한 금융업무를 중심으로 기업금융(IB) 사업과 리테일 시장 확보를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현지법인을 차렸거나 현지 파생상품 라이선스 획득해 이미 활발히 시장 선점에 나선 곳들도 다수 존재한다.

현재 베트남 현지에 자회사를 두고 있는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 등이다. 또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22일 베트남 HFT증권의 지분을 90.05% 인수했다. 키움증권도 현지 투자나 운용사 인수를 지속적으로 검토 중이다.

가장 먼저 베트남 시장에 뛰어든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다. 지난 2007년 베트남 진출을 택한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현지 주식시장에도 상장된 미래에셋자산증권베트남을 통해 기업금융 업무를 중심으로 IB 업무를 추진 중에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7월 KIS베트남을 통해 외국계 증권사 중 최초로 하노이 증권거래소에서 베트남 파생상품 라이선스를 획득한 바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1월 베트남 다낭에 있는 포포인츠바이쉐라톤호텔에 간접투자할 수 있는 금융투자 상품을 선보였다.

자산운용사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 운용사 중 유일하게 현지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과 피데스자산운용도 올해 안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기 위해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싱가포르, 중국, 미주법인에 이은 네 번째 해외거점으로 지난 18일 베트남 호찌민에 주재사무소를 설치했다. 싱가포르법인이 위탁 운용 중인 '한화베트남레전드펀드'의 운용 및 리서치 기능이 강화돼 안정적인 성과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베트남이 높은 경제성장률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며 장기적 투자 가치는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더팩트 DB

KB자산운용은 업계 최초로 베트남인덱스펀드 'KB스타베트남VN30인덱스펀드'를 지난 25일 출시했다. 해당 펀드는 베트남 대표 주가지수인 VN30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로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증시의 장기적인 성장 추세에 따른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금융투자업계가 베트남으로 시선을 돌리는 데에는 '성장성' 때문이다. 지난해 신흥국 위기 우려 속에서도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은 7.08%로 당초 정부의 목표치인 6.7%를 상회했다. 베트남은 2014년 이후 매년 6%대 고성장을 질주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베트남 시장에 신출한 국내 7개 증권사는 지난해에만 1830만 달러(약 212억4600만 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현지법인 업무범위가 제한적이고 영업환경이 악화된 중국(130만 달러 적자)와는 다소 상반되는 결과다.

게다가 지난 2017년 8월 처음 문을 연 베트남 파생상품 시장도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매달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말 기준 계약 2000만 건을 돌파했고 일평균 거래량도 출범 첫해 대비 8배 상승했다.

박인호 KB자산운용 리테일본부장은 "베트남은 평균연령이 30.1세인 젊은 국가로 오는 2022년까지 연평균 6.5%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정부가 외국인 투자 촉진을 위해 현재 49%인 외국인 소유 지분 상한선을 올해 말 폐지하겠다고 밝혔다"면서 "아직은 베트남 시장에 불확실성은 존재하지만 경제성장률과 노동생산성 상승 등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밝혔다.

j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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