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영면…유가족·한진 임직원 영결식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수송보국'의 일념으로 45년 동안 우리나라 항공산업과 스포츠 발전에 일생을 바쳤던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하늘로 영원한 비행을 시작했다.
고 조양호 회장의 영결식이 16일 오전 6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등 친인척 및 그룹 임직원의 애도 속에서 한진그룹 회사장으로 엄수됐다. 상주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을 비롯해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고인의 자녀들과 고인의 형제들인 조남호 전 한진중공업 회장,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은 슬픔 가득한 표정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고인에 대한 묵념 이후 진혼곡이 구슬프게 울려 퍼지며 시작된 영결식에는 석태수 한진칼 대표가 추모사를 맡았다. 석 대표는 "숱한 위기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항상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길로 저희를 이끌어 주셨던 회장님의 의연하고 든든한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며 "회장님이 걸어온 위대한 여정과 추구했던 숭고한 뜻을 한진그룹 모든 임직원이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정택 전 대통령비서실 정책조정수석 역시 추모사에서 "해가 바뀔 때마다 받는 소중한 선물인 고인의 달력 사진을 보면,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순수한 눈과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며 "오늘 우리는 그 순수한 열정을 가진 조 회장을 떠나보내려 한다"고 말하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추모사 이후에는 지난 45년 동안 수송 거목으로 큰 자취를 남긴 조양호 회장 생전의 생생한 활동 모습이 담긴 영상물이 상영됐다.
영결식 이후 운구 행렬은 서소문 대한항공 빌딩과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 등 고인의 평생 자취가 묻어 있는 길을 지났다. 특히, 대한항공 본사에서는 고인이 출퇴근 하던 길, 격납고 등 생전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던, 추억이 깃들어 있던 곳곳을 돌며 이별을 고했다. 대한항공 임직원들은 본사 앞 도로와 격납고 등에 도열하면서 지난 45년 동안 회사를 글로벌 항공사로 성장시키고 마지막 길을 조용히 떠나는 고 조양호 회장의 평안한 안식을 기원했다.
운구차는 지난 1981년부터 2017년까지 36년 동안 고 조양호 회장을 모셨던 이경철 전 차량 감독이 맡았다. 이 전 감독은 2017년 퇴직했지만, 평생 조양호 회장을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모셨던 것처럼 마지막 가시는 길도 본인이 편안하게 모시고 싶다는 의지에 따라 운전을 하게 됐다.
한편, 지난 12일부터 닷 새 동안 치뤄진 장례식의 방명록에는 각계각층 인사들 2500여 명이 이름을 적었고, 30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장례식장을 찾아 고인을 기리며 조문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고 조양호 회장의 장지는 선친인 고 조중훈 한진그룹 선대회장과 어머니 김정일 여사를 모신 경기도 용인시 하갈동 신갈 선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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