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바이오텍 "보유 자산 재평가로 인한 것" 해명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차바이오텍이 지난해 실적 중 56억 원의 당기순손실에서 133억 원 손실로 정정했다. 차바이오텍은 자회사의 자산가치 하락으로 감사보고서를 정정했다고 하지만 잦은 변경으로 인해 신뢰성을 지적받고 있다.
15일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차바이오텍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133억1100만 원이다. 이는 정기주주총회 결과에서 발표한 개별 재무제표 당기순손실 56억1400만 원과 큰 차이를 보인다.
이와 관련 차바이오텍 측은 자회사의 자산가치 하락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바이오텍 관계자는 15일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당기 순손실 증가는 차바이오텍 보유 자산의 재평가로 인한 것"이라며 "주요 요인은 종속기업인 차백신연구소 평가손실 46억9000만 원, 금융보증부채인식 30억 원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유자산에 대한 것은 안진회계법인 감사 평가로, 감사 평가에 충실히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바이오텍이 보유하고 있는 차백신연구소의 지분율은 56.57%다.
자회사들의 자산평가 시 손실로 인식하지 않았던 계정을 지정감사인의 의견에 따라 손실로 인식하면서 당기순손실이 큰 폭으로 확대됐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회계감사의 경우 다른 대기업들도 가치평가를 재점검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지난해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이 강화되면서 회계 감사가 깐깐해졌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차바이오텍의 이러한 실적 정정은 감사보고서 '적정'을 받기 위한 행동으로 풀이된다.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비적정' 의견을 받을 경우 상장 폐지 사유에 해당한다.
차바이오텍의 경우 지난해 3월 22일 감사보고서 '한정' 의견을 받은 바 있다. 이후 재감사를 통해 지난해 8월 14일 적정 의견을 받아냈지만 이번에도 '비적정'에 해당되는 부적정·한정·의견거절 등을 받을 경우 '상장폐지'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았다.
따라서 감사 의견 '적정'을 받기 위해 감사인의 의견을 모두 받아드렸고, 이로 인해 적자 폭이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차바이오텍은 감사보고서 제출일을 지난달 21일에서 지난 8일까지 연장했으며, 지난 8일 차바이오텍은 감사의견 '적정'을 받아냈다.
◆ 두 차례 실적 정정으로 투자자 신뢰 하락
그러나 차바이오텍은 올해만 두 차례 실적이 정정되면서 투자자들의 신뢰 하락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차바이오텍은 지난 2월 20일 영업 흑자 전환을 발표했다가 한 달만에 영업적자로 정정 실적을 공시했다. 회사 측은 정정사유에 대해 "지난해 매출액 중 일부에 대해 계정 항목 및 기간 인식이 변경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투자자들은 이러한 공시변경으로 혼란스러워했다. 일각에서는 분식회계를 시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지난 2월 20일 차바이오텍은 흑자 공시를 내면서 상장관리 특례로 상장폐지를 면하게 되고 그러다 적자 공시를 냈다. 즉 대규모 흑자가 어떻게 대규모 적자로 바뀔 수 있냐며 이런 과정이 의도성이 있는 것 아니었냐는 지적이다.
이미 올해만 두차례 실적을 정정한 차바이오텍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선은 냉랭하다. 지난해 회계 관련 문제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번 흑자에서 적자 정정공시로 차바이오텍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크게 훼손됨에 이어 또 다시 실적이 정정되었다"며 "계속해서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는 회계 이슈 발생은 투자자들에게 불안감만 심어준다"고 말했다. 그는 "신뢰 회복을 위해 경영 투명성과 이익 가시성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차바이오텍은 최근 외부감사를 담당한 안진회계법인이 '적정' 감사의견을 내면서도 내부 회계관리제도를 놓고 '비적정'이라는 단서를 달아 한국거래소로부터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지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