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전환 속도 낸다"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지난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업체'로의 체질 개선을 공언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이하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미래 혁신 기술 분야에서 연일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15일 네이버 CTO 출신 송창현 대표가 설립한 스타트업 '코드42'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 상호 다각적인 협력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정 수석부회장이 공표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의 전환 작업의 일환으로 현대차는 미래 혁신 기술 분야를 선도해 온 유력 기술진들과 협업을 통해 일상에서 누릴 수 있는 고객들의 경험을 더욱 확장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최근 서울 논현동에 있는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송 대표와 만나 "코드42가 보유한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 관한 통찰력과 서비스 플랫폼 운영 경험은 현대차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사업 추진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핵심 역량이다"며 "이번 전략 투자를 기반으로 코드42는 현대차그룹 모빌리티 사업의 핵심 파트너로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함께 추진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코드42는 송 대표가 지난달 판교 테크노밸리에 설립한 상생 스타트업으로 네이버와 카카오 출신의 핵심 기술 인력들이 대거 창립 멤버로 합류해 이미 음성인식, 인공지능(AI), 모빌리티, 자율주행, 네이버 지도, 정밀 지도, 로보틱스, 컴퓨터 비전, 빅데이터 등 혁신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과 함께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놀라운 성과를 창출했다.
특히, 미국 DEC와 휴렛팩커드(HP),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슈퍼컴퓨터 및 가상머신 OS 개발자를 거쳐 애플로 자리를 옮긴 이후 소프트웨어 성능 고도화 전문가로 활약해 온 송 대표는 지난 2008년 네이버로 영입, 네이버 CTO와 네이버랩스 CEO를 역임하며 음성인식, 기계번역(파파고), 컴퓨터비전, 딥 러닝, AI 어시스턴스,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차세대 기술 개발을 주도했다.
미래 이동성 서비스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과 함께 고객이 일상생활에서 체험할 수 있는 혁신적인 변화에 주목하고 있는 코드42는 도심형 모빌리티 서비스의 A부터 Z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모빌리티 통합 플랫폼 '유모스(UMOS)' 개발에 착수했다.
UMOS 솔루션의 가장 큰 특징은 각종 모빌리티 서비스 제공 업체들이 공동으로 참여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으로 구성돼 다양한 제휴 협력 모델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코드42는 해당 플랫폼 구축을 바탕으로 이를 활용한 자체적인 모빌리티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코드42와의 긴밀한 협력을 기반으로 모빌리티 서비스 및 기술 고도화를 추진하는 것은 물론 UMOS와 접목을 통해 새롭게 펼쳐질 다양한 가능성을 실현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현대차가 개발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자율주행차, 커넥티드 카 등 미래차와 로보틱스, AI, 정밀 지도 분야에서도 전방위적으로 협력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양사 간 협력은 단순한 기술적 협업의 범위를 넘어선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대등한 위치에서 협업에 나서는 선사례가 지속해서 확대된다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해외업체들이 글로벌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과 경쟁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는 점 역시 우리나라 스마트 모빌리티 분야 기술 경쟁력을 한 차원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차는 정 수석부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아이오닉EV'를 활용한 카셰어링 사업을 진행한 데 이어 동남아 '그랩', 인도 '올라', 한국 '메쉬코리아', 미국 '미고' 등 글로벌 모빌리티 업체와 잇달아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며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 업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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