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라이엇게임즈, 3번째 韓 문화재 환수 성공 의미는

김현모(왼쪽) 문화재청 차장과 박준규 라이엇게임즈 대표가 11일 열린 청암선생문집 책판 언론공개회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최승진 기자

유럽 떠돌던 '척암선생문집 책판'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고국 품으로

[더팩트 | 삼성동=최승진 기자]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으로 지정된 '척암선생문집 책판'이 귀환했다. 조국 독립을 위해 힘쓴 의병장의 유물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은 때여서 의미가 크다. 도움을 준 곳은 다름 아닌 외국 게임사다. 그 덕에 국외 소재 문화재가 3번째 고국의 땅을 밟았다.

'리그오브레전드(LoL·롤)'로 유명한 라이엇게임즈는 1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파르나스타워에서 '청암선생문집 책판 언론공개회'를 열었다.

이번에 환수된 이 책판은 조선 말기 영남지역 대학자이자 1895년 을미의병 때 의병장으로 활동하며 우리나라 독립을 위해 힘쓴 척암 김도화(1825-1912)가 남긴 것이다. 더 관심을 끄는 것은 3·1 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올해 고국으로 돌아오게 됐다는 사실이다.

이와 관련, 김현모 문화재청 차장 "오늘은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로 100주년을 맞았다. 책판을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에 공개하게 돼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박준규 라이엇게임즈 대표가 11일 열린 청암선생문집 책판 언론공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좌측 상단 붉은 색 네모가 척암선생문집 책판/최승진 기자·라이엇게임즈 제공

'척암선생문집 책판'은 오스트리아에서 개인이 소장하던 중 지난 2월 독일 경매에 출품됐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이를 발견해 라이엇게임즈에서 후원한 '국외 소재 문화재 환수 기금'을 활용해 매입했다.

이번 사례는 지난 2014년 미국에서 '석가삼존도' 환수와 지난해 프랑스에서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을 환수한 데 이어 라이엇게임즈가 3번째로 국외 소재 문화재 환수에 성공한 값진 성과로 평가를 받고 있다. 민간 기업이 국외 소재 문화재 환수에 연이어 지원한 전례 없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외국 게임사인 라이엇게임즈가 이 같은 일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해답은 게임을 문화로 바라보는 시선에 있다. 박준규 라이엇게임즈 대표는 "게임도 문화라는 자부심으로 한국에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 문화 사업에 착수했다"며 "어린 이용자에게 선조 문화에 관심을 주면 의미 있지 않을까라는 발상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라이엇게임즈는 지난 2012년 문화재청과 문화재 지킴이 협약을 체결한 후 약 8년간 누적 50억 원 이상을 기부하며 한국 문화유산 보호·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구기향 라이엇게임즈 홍보 총괄은 "라이엇게임즈는 단순히 문화재 환수를 지원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닌 게임 이용자들이 이를 알 수 있도록 클라이언트 등에 이번 사례를 공지로 준비할 방침"이라며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해당 사실을 접할 수 있도록 알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shai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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