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대금 전년比 43% 급증…해외주식 수수료 수익 '쏠쏠'
[더팩트ㅣ지예은 기자] 해외주식을 직접 사고파는 투자자들이 늘어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일부 주요 증권사들이 잇달아 최소 수수료 폐지에 나서고 있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 유진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이 주요 4개국(미국·중국·홍콩·일본)에 대한 최소 수수료를 전면 폐지했다. 또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중국과 홍콩에 대한 최소 수수료를 없앴다. 다만 이들 증권사 모두 거래 수수료는 여전히 존재한다.
최소 수수료는 주식 주문금액이 일정 금액에 미치지 못할 경우 일정 금액으로 발생하는 주문 수수료다. 최소 수수료는 나라별로, 증권사별로 방침이 다르지만 한 번 거래 시 7000원~2만 원가량이 적용된다.
소액 투자자들에게 있어서 최소 수수료는 적잖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최소 수수료 적용 수준에 따라 투자자들은 해외주식 투자계좌를 만들 증권사를 고심하게 된다. 이에 해외주식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증권사들이 '최소 수수료 0원'을 내걸며 투자자 끌어모으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주식 결제 대금은 약 325억7000달러(36조9570억 원)로 전년 대비 43.4%가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1월 22억8500만 달러, 2월 30억200만 달러어치가 거래됐다.
또 한국금융투자협회는 지난해 국내 33개 증권사들의 외화증권 수탁 수수료가 약 1151억 원으로 전년(964억 원) 대비 19%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증권사들의 관련 수수료가 1000억 원이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데다 해외 증시에 대한 투자정보가 증가하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해외주식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이 고객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지난해부터 너도나도 최소 수수료 폐지에 나서고 있는 분위기"라며 "최근 들어서 주요국의 경기부양책과 완화적 통화정책 등에 따라 해외주식 투자 여건이 개선되면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어 업계 내 고객유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경제성장률의 둔화로 해외투자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면서 최소 수수료를 과감히 없앨 수밖에 없었다"며 "최소 수수료는 없애도 거래 수수료는 여전히 남아 있는 데다 수익성에 있어서도 국내주식(0.015%)보다 해외주식(0.25~0.40%)이 높은 만큼 해외주식 투자자들을 불러 모으는 것이 수수료 수익 증대에 있어 더 쏠쏠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