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정의선·최태원 5G 경쟁력 확보 총력
[더팩트 | 서재근 기자] '5G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삼성과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 SK 등 국내 대기업들마다 최고의사결정권자의 진두지휘 아래 앞으로 달라질 시장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지난 3일 오후 11시 일제히 5G 서비스 개통을 완료하고, 세계 최초 상용화를 선언했다. 5G 시대가 닻을 올리면서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비롯한 정보통신기술 분야는 물론 이와 연관된 산업 전반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AI, 전자장비, 스마트카, 로봇 등 5G 상용화와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사업 아이템을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각 그룹 최고의사결정권자들 역시 적극적인 인재 영입, 공격적인 연구개발(R&D) 등 신규투자에 집중하며 각 분야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한 담금질에 여념이 없다.
삼성전자는 전날(4일) 업계 최초 5G 표준 멀티모드 모뎀 '엑시노스 모뎀 5100'과 무선 주파수 송수신 반도체 '엑시노스 RF 5500', 전력 공급 변조 반도체 '엑시노스 SM 5800' 등 5G 토탈 모뎀 솔루션을 출시한 데 이어 이날 세계 최초 5G 스마트폰 '갤럭시S10 5G'를 국내 시장에 내놨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8월 AI·5G·바이오·전장부품 등을 4대 신성장 사업으로 제시, 오는 2021년까지 180조 원 규모의 '통 큰' 투자를 공언한 이후 관련 분야에 대한 투자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5G 네트워크는 이 부회장이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올해 첫 내부 일정으로 수원사업장에 있는 5G 네트워크 통신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에 참석해 "5G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월 스페인에서 열린 'MWC 2019'에서도 삼성전자는 5G상용 기술을 선보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내년까지 5G 장비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2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역시 지난해 1월 차량전동화와 스마트카, 로봇·AI, 미래 에너지, 스타트업 등을 5대 신성장 동력으로 제시하고, 5년간 23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체 투자에서 현대차그룹이 미래차 기술에 투자하는 비용만 14조7000억 원이다.
특히, AI와 5G에 기반한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는 정 수석부회장이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핵심 미래차 기술이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KT와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5G 네트워크 기반의 커넥티드카 기술 개발에 착수했고, 관련 분야 R&D 투자 규모도 매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인재 영입도 활발하다. 정 수석부회장은 '순혈주의'에서 벗어나 지난해 KT 출신인 김지윤 상무와 서정식 ICT본부장(전무)을 영입한 데 이어 '삼성맨' 출신 지영조 전략기술본부장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체질 개선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SK그룹은 주력 계열사 SK텔레콤을 중심으로 각 계열사의 모빌리티 기술 경쟁력을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글로벌 5G 이동통신 세계 최초 5G 서비스 가입자를 배출한 SK텔레콤은 연내 7만 개가량의 기지국을 구축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최상위 사업자들과 콘텐츠 제휴를 지속해서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등 실감형 미디어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확대하고, 제휴사를 통해 콘텐츠를 공급받아 연말까지 1000편 이상의 콘텐츠를 확보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5G 네트워크 기술을 기반으로 자동차 산업에서부터 유통에 이르기까지 다른 사업 파트너들과 협업도 진행형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일 SK브로드밴드, 신세계아이앤씨와 신세계그룹 백화점·마트·복합쇼핑몰·식품 등 분야에서 5G 기반의 사업모델을 개발하고 혁신적 미래형 서비스를 선보이는 데 협력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통통신 세대교체는 단순히 특정 업계에 국한된 이슈가 아니다"며 "삼성전자, 현대차, SK 등 국내 대기업에서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제시한 AI, 자율주행기술, 로봇 등 다양한 분야와 밀접하게 연계돼 있을 뿐만 아니라 '스마트 팩토리', '미래형 유통 매장' 등 제조에서 유통에 이르기까지 국내 산업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만큼 차세대 이동통신 관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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