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용 회장, LS그룹 수장 구자열 회장보다 15억 원 더 받아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LS그룹 오너가 2세 가운데 구자용 E1 회장이 지난해 연봉을 가장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자용 회장은 구자열 LS그룹 회장보다도 더 많이 받았다. E1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85%가량 대폭 줄었지만 구자용 회장은 전년도보다 많은 보수를 지급받은 것도 눈길을 끈다. 반면 차기 LS그룹 총수로 꼽히는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은 2세 중 가장 적은 보수를 받았다.
지난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구자용 회장은 지난해 보수로 49억7800만 원을 챙겼다. 2017년에 40억4300만 원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18.8% 증가했다. 구자용 회장은 급여로 21억4700만 원, 상여로 28억3000만 원을 받았다.
E1은 구자용 회장의 급여에 대해 "이사회에서 승인을 받은 집행임원급여지급 기준에 따라 직무, 리더십, 회사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상여에 대해서는 "2018년 저성장 기조 아래 LPG 수요의 감소 및 가격변동성 심화, 세계정세 변화로 경영환경이 불리했지만 전년 대비 높은 수준의 세전이익(881억 원)을 달성했고 23년 연속 무교섭 임금협약 타결 및 민간 에너지업계 최장인 무재해 34년을 기록하는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출했다"고 했다.
구자용 회장의 연봉 증가폭과는 달리 회사의 이익은 많이 감소했다. E1의 지난해 매출은 4조6298억 원으로 전년도 4조4082억 원보다 2216억 원 늘어 5% 증가율을 보였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40억 원으로 전년도 936억 원 보다 85% 감소율을 나타냈다. 당기순이익도 792억 원을 기록해 전년도 867억 원보다 8.7% 줄었다.
업계에서는 LPG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인상요인을 제때 반영하지 못해 E1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구자용 회장의 연봉은 LS 오너가 중에서도 돋보인다. 구자용 회장 다음으로 연봉이 높은 LS 오너가 2세는 구자열 LS그룹 회장으로 지난해 34억4800만 원(급여 22억5700만 원, 상여 11억9100만 원)을 받았다. 구자열 회장 역시 전년도 보다 7억 원가량 보수가 증가했지만, 구자용 회장 보다는 약 15억 원가량 적은 액수다.
구자열 회장에 이어 구자엽 LS전선 회장이 30억4930만 원, 구자균 LS산전 회장이 27억5700만 원을 받았다. 구자철 예스코홀딩스 회장은 예스코홀딩스와 예스코 두 회사에서 각각 18억3200만 원, 5억1100만 원 등 총 23억4300만 원을 수령했다.
지난해 회장으로 승진한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은 14억4600만 원을 받았다. 구자은 회장은 차기 LS그룹 총수로 지목되고 있다. 고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이 10년동안 그룹 총수를 맡았다가, 지난 2013년에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열 LS그룹 회장에게 총수직을 넘겼다. LS그룹의 사촌경영 전통에 따라 고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은 회장이 그룹 총수직을 물려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구자은 회장이 지난해 회장으로 승진한 것도 총수 승계를 위한 작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LS 오너가 2세 중 '큰 형님'인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의 급여는 공개되지 않았다. 비상장사인 LS니꼬동제련은 공시 의무가 없다.
LS그룹 오너가 2세 6명의 연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들의 지난해 연봉을 모두 더하면 180억 원이 넘는다. 이는 2017년 6명의 연봉 합계 147억 원보다 33억 원가량 증가했다. 2016년 이들의 연봉 합계는 117억 원 수준이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일부 오너들의 급여는 업황에 관계없이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면서 "자리의 막중함 때문에 고임금을 받을 수 있겠지만 직원들 입장에서는 박탈감은 물론 사기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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